한국수자원공사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기후재난 대응을 위한 '물 특화' 인공지능 공동 개발에 착수한다. 전 세계 기후테크 기업 중 오픈AI와 협력하는 첫 사례로, 2029년 640억 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AI 물 산업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선두 주자인 오픈AI와 손잡고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글로벌 기술 동맹을 구축했다. 이번 협력은 전 세계 기후테크 분야 기업 중 오픈AI와 파트너십을 맺은 최초의 사례로 기록되며 국내 물 관리 기술의 국제적 위상을 확인시켰다. 수자원공사는 26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오픈AI와 '글로벌 기후변화 및 재난 대응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협약식에는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과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참석하여 양 기관의 협력 의지를 다졌다.
양측은 가뭄과 홍수 등 극한 기후 현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물 특화' AI 기술을 공동 연구하고 현업에 적용할 방침이다. 수자원공사가 보유한 방대한 물 관리 데이터와 오픈AI의 첨단 언어 모델 및 분석 기술이 결합하여 재난 예측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두 기관은 물 관리 분야의 AI 활성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는 한편, 수자원공사 조직에 최적화된 생성형 AI 활용 방안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공공 서비스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기술 동맹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인 교류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양측의 협력은 지난해 10월 윤석대 사장과 크리스 리헤인 오픈AI 글로벌 대외협력 최고책임자의 면담에서 처음 싹을 틔웠다. 당시 두 인사는 오픈AI의 알고리즘과 수자원공사의 물 관리 인프라가 결합할 경우 글로벌 기후 위기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후 오픈AI는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56차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수자원공사와의 협업 가능성을 공식 언급하며 파트너십을 예고한 바 있다.
수자원공사가 오픈AI의 선택을 받은 배경에는 그동안 축적해온 독보적인 디지털 물 관리 역량이 자리 잡고 있다. 공사는 자체적으로 디지털 트윈 기술과 AI 정수장 등 물 관리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적으로 추진하며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왔다. 이러한 성과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와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등 국제 무대에서의 잇단 수상으로 입증되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한국의 공기업을 기후테크 파트너로 낙점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국내 기술력이 세계 표준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경제적 파급 효과 또한 막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9년 글로벌 AI 물 산업 시장 규모는 약 6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이번 협력은 해당 시장 선점을 위한 핵심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수자원공사는 오픈AI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후·워터테크 사업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민간 시장의 효율성을 공공 영역에 접목하여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은 "세계적인 AI 기업과 함께 수공의 물 관리 역량을 키우고, 기후 위기 시대에 필요한 AI 물 관리 기술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이어 이번 협력이 국내 물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전문가들 역시 민관 협력을 통한 기술 혁신이 기후 위기라는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는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법치와 시장 질서에 기반한 기술 혁신이 공공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다만 인공지능 기술의 공공 부문 도입에 따른 신중론도 제기된다. AI가 생성한 재난 예측 데이터의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는 엄격한 모니터링 체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가 핵심 인프라인 물 관리 데이터가 외부 기술과 결합하는 과정에서 보안 무결성을 유지하는 것 또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기술적 효율성 추구가 자칫 공공 데이터의 주권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철저한 가이드라인 준수가 요구된다.
향후 수자원공사와 오픈AI는 구체적인 기술 로드맵을 수립하고 실무진 수준의 공동 연구팀을 구성할 예정이다. 기후 위기가 실존적 위협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두 공룡 기관의 결합이 어떤 혁신적 결과물을 내놓을지 학계와 산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협력이 성공 모델로 안착할 경우, 다른 공공 인프라 분야에서도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적 방어선이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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