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실적 부풀리기' 대 '특혜 광고' 정면충돌... 부산시장 토론회 도덕성 공방 가열

음영태 기자
'실적 부풀리기' 대 '특혜 광고' 정면충돌... 부산시장 토론회 도덕성 공방 가열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앞둔 부산시장 후보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여야 후보들이 행정 성과와 도덕적 결함 의혹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는 상대의 실적 과장을 지적하며 공세를 폈고,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특정 대학 광고 집행 편중과 가족 기업 매출 의혹을 제기하며 맞섰다. 정이한 개혁신당 후보의 합류로 진행된 이번 3자 토론은 정책 검증보다 상호 비방과 과거 의혹 재점화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부산시장 선거의 향방을 가를 마지막 법정 TV 토론회에서 주요 후보들은 시정 운영의 적격성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박형준 후보와 전재수 후보는 토론 시작부터 상대방의 과거 행적과 공약 이행 실적을 정조준하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이번 토론은 단식 끝에 참여한 정이한 후보까지 가세하면서 행정 효율성과 법치주의 원칙을 둘러싼 후보 간의 시각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박형준 후보는 전재수 후보가 주장하는 행정 성과들이 사실상 부풀려진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박 후보는 "해양수산부 장관 재임 기간 4개월의 성과를 과도하게 포장하고 있으며, 북구 구의원의 노력을 본인의 치적으로 돌리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행정가의 정직성을 강조하며 본인의 비리가 조금이라도 발견될 경우 시장직을 수행하지 않겠다는 배수의 진을 치는 방식으로 전 후보를 압박했다.

전재수 후보는 박 후보의 시장 재임 시절 예산 집행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전 후보는 부산시의 정부 광고가 박 후보의 모교인 고려대와 교수로 재직했던 동아대에 72%나 집중된 사실을 지적하며 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했다. "부산의 수많은 대학이 광고를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한 상황에서 특정 대학에만 청년 정책 광고를 집행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것이 전 후보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광고 집행 과정에 일체 개입한 바 없으며 대학신문의 요청에 따른 통상적인 행정 절차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기업이나 법인에 비리가 없는 이상 매출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경제 활동의 결과"라며 전 후보의 공세를 네거티브로 규정했다. 특히 아내가 운영하는 조현화랑의 매출이 4배 증가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법적·윤리적 문제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해양수도 특별법 제정 성과를 둘러싼 공방에서도 두 후보는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충돌했다. 박 후보는 해당 법안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주도로 통과된 것임을 강조하며 전 후보가 성과를 독차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전 후보는 정부 입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타 지역 의원을 설득해 발의하는 등 실질적인 전략을 주도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행정적 효율성을 강조했다.

엘시티 매각 불이행과 통일교 관련 금품 수수 의혹 등 과거부터 이어져 온 도덕성 이슈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 후보는 박 후보 가족과 관련된 부동산 전세권 설정 문제를 거론하며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으나, 박 후보는 이를 독립 법인의 정상적인 회사 용도 사용이라며 일축했다. 박 후보는 "비리가 있다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라"고 맞서며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화 정책 분야에서는 퐁피두 부산 분관 유치와 오페라하우스 개관 공연을 두고 실리적인 논쟁이 오갔다. 박 후보는 시민 65%가 분관 유치에 찬성하고 있다는 점과 공론화위원회를 거친 사업임을 강조하며 글로벌 브랜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이한 후보 역시 부산의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해 해당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며 일부 사안에서는 박 후보와 궤를 같이했다.

토론 막바지에는 정이한 후보가 거짓말탐지기를 지참하고 등장하여 전재수 후보의 의혹 해소를 압박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정 후보는 "시장이 되려는 자는 시민 앞에 떳떳해야 한다"며 전 후보에게 검증에 응할 용의가 있는지를 물었다. 전 후보는 이에 대해 이미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무혐의가 밝혀진 사안을 다시 거론하는 것은 악의적인 흑색선전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토론에 대해 "정책 대결보다는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전형적인 선거 후반기 양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후보들이 제시한 각종 수치와 성과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시민들의 최종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부산 시민들은 후보들의 도덕성과 더불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행정 능력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투표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선거전은 토론회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과 이에 따른 여론의 향방에 따라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각 후보 진영은 남은 기간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정책의 구체성을 보완하는 한편, 상대 후보의 주장에 대한 법리적 검토와 대응 논리 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의 미래를 책임질 적임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심판의 시간은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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