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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 광주은행, 통합특별시 금고 선정 평가 항목에 법적 소송 예고

정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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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은행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금고 선정 과정에서 NH농협은행과 지역농협의 점포 수를 합산 평가한 항목의 위법성을 가리기 위한 본안 소송을 제기한다. 정일선 광주은행장은 별개 법인인 지역농협의 인프라를 특정 은행의 실적으로 인정한 심의위원회의 결정이 공정 경쟁의 원칙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소송은 25조 원 규모에 달하는 통합특별시 예산을 관리할 차기 금고 선정의 객관적 기준을 확립하려는 법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광주은행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첫 금고 운영 기관 선정 과정에서 평가 항목에 지역농협 점포 수가 포함된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며 법적 대응 방침을 공식화했다. 정일선 광주은행장은 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NH농협은행과 지역농협은 엄연히 법인체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를 동일한 실적으로 간주한 것은 행정적 오류라고 지적했다. 이번 결정은 향후 2027년 이후 진행될 공개경쟁 입찰에서도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 행장은 이번 소송의 목적이 금고 지정 결과를 뒤집기 위한 것이 아니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부당한 사례를 방지하는 데 있음을 명확히 했다. 그는 "NH농협은행과 지역농협은 법인체가 다른데 지역농협 점포 수 등을 평가 항목에 반영하는 것은 시장 질서에 어긋나는 부당한 처사"라며 "법원에 본안 소송을 제기하여 사법부의 판단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은행 측은 법률 자문 절차를 마치는 대로 구체적인 소송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심의위원회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나타난 절차적 정당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광주·전남 합동 금고지정심의위원회는 위원 11명 중 7대 4의 표결을 통해 지역농협 점포 수와 지방세 수납실적을 평가 항목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광주은행은 이처럼 중대한 평가 기준의 변경을 합의가 아닌 다수결 표결로 강행한 것이 심의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결여한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평가 항목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점포 수 산정 방식이 양 기관의 점수 차이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올해 초 기준 광주은행의 점포 수는 126곳이며 NH농협은행은 93곳에 불과하지만 580곳에 달하는 지역농협 점포가 합산되면서 순위가 뒤바뀌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광주은행은 이러한 산출 방식이 지역 기반 금융기관의 노력을 퇴색시키고 특정 기관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성했다고 강조했다.

광주은행은 이번 금고 지정 결과를 정지시키기 위한 가처분 신청은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행정 공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은행 관계자는 "이번 금고 지정 결과 자체는 수용하되 향후 금고 지정 평가 항목에서 지역농협 점포 수가 포함되는 부당함을 막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역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법적 권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농협 측은 지역농협이 농협은행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금융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평가의 타당성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농협의 광범위한 네트워크가 지방세 수납과 공공 금융 서비스 제공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논리다. 이러한 시각 차이는 향후 법정에서 법인격의 독립성과 공공 서비스의 효율성 사이의 치열한 법리 논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통합특별시의 막대한 예산 규모는 이번 갈등이 단순한 순위 다툼을 넘어선 생존권 경쟁임을 시사한다. 2026년 기준 광주시와 전남도의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예산 합계는 20조 8,000억 원에 달하며 내년도 예산은 정부의 추가 지원금 5조 원을 더해 25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거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금고지기 자리를 놓고 금융기관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다.

농협은행과 광주은행은 오는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6개월 동안 각각 제1금고와 제2금고를 운영하게 된다. 2027년 1월 이후의 금고 운영 기관은 올해 하반기에 별도로 제정될 조례와 지방회계법에 의거하여 공개경쟁 방식으로 새롭게 선정될 예정이다. 하반기에 진행될 조례 제정 과정에서 지역농협 점포 수 포함 여부가 명문화될지 여부가 향후 지역 금융권 지형 변화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 결과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금고 지정 기준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법원이 법인격이 다른 기관의 인프라를 합산 평가하는 행위에 대해 제동을 걸 경우 농협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은행의 법적 대응은 단순히 지역적 갈등을 넘어 지자체 금고 선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재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결국 이번 사안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편의주의와 금융기관의 공정 경쟁 원칙이 충돌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사법부가 법인격의 독립성을 우선시할지 아니면 지역 밀착형 서비스의 실질적 수혜를 중시할지에 따라 향후 지자체 금고 시장의 판도가 근본적으로 뒤바뀔 수 있다. 광주은행은 소송을 통해 시장 경제의 근간인 법치와 효율성을 강조하며 지역 금융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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