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YTN 지분 매각 소송의 항소를 포기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을 직권 남용 및 직무 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집권 여당은 이번 조치가 법적 절차를 인위적으로 중단시켜 특정 결론을 도출하려는 시도라며 사법 질서 교란 행위로 규정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와 언론자유특별위원회는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방문해 정 장관과 김 위원장에 대한 고발장을 공식 제출했다. 고발장 제출 현장에는 김장겸 언론자유특위 위원장을 비롯해 최수진 의원, 임응수 미디어특위 위원,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동석하여 사안의 엄중함을 피력했다. 이번 고발은 정부가 1심에서 패소한 이후 상소를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이 국가의 정당한 소송 수행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는 여권의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이번 논란의 근간은 과거 방송통신위원회가 유진그룹을 YTN의 새로운 최대 주주로 승인한 처분에 대해 1심 법원이 취소 판결을 내린 사건에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1월 YTN 우리사주조합이 제기한 승인처분 취소소송에서 위원장과 상임위원 2인 체제 하의 의결이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했다고 판단하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법원은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가 최소한의 위원 구성 없이 중요 결정을 내린 점을 문제 삼아 처분을 무효화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상소 포기를 직접 지휘했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개했다. 김종철 위원장은 법무부의 이러한 지휘를 즉각 수용하여 항소 절차를 중단시켰으며, 이는 사실상 1심 판결을 확정 짓고 유진그룹의 대주주 지위를 무력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여권은 국가 기관의 수장이 소송 수행의 의무를 저버리고 특정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법 절차에 개입한 것은 명백한 법치주의 훼손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장겸 언론자유특위 위원장은 고발 현장에서 이번 항소 포기를 과거 대장동 사건이나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 취소 기조와 궤를 같이하는 정치적 조작 행위로 규정했다. 김 위원장은 "법적 절차를 인위적으로 중단시켜 원하는 결론을 얻기 위한 명백한 조작"이라며 "YTN을 언론 노조에 헌납해 MBC와 같은 편향적 방송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다른 재판부에서 2인 체제의 의결권이 적법하다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음에도 항소를 포기한 것은 직무 유기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방통위 2인 체제를 직접 이끌었던 이진숙 전 위원장 또한 야권의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며 여권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 전 위원장은 "방통위 2인 체제는 국회 추천 몫 3인의 상임위원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민주당이 거절하면서 형성된 것"이라며 "본인들이 만든 체제를 불법이라 주장하는 것은 도둑이 몽둥이를 들고 설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방통위의 파행 운영이 정부의 독단이 아닌 야당의 비협조에서 기인했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시장 질서의 혼란을 우려한 발언이다.
반면 야권과 노동계 일각에서는 이번 항소 포기가 행정의 오류를 바로잡고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는 정당한 행정 절차라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2인 체제의 위법성을 인정한 1심 판결이 타당하므로, 실익 없는 소송을 지속하기보다 행정력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시각을 유지한다. 기계적 중립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관점 차이는 향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 직무 유기 여부를 가리는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고발 사건은 향후 방송 정책의 주도권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립을 더욱 심화시킬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 수사를 통해 정 장관과 김 위원장의 지휘 및 승인 과정에서 위법성이 드러날 경우, 이는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현 정부의 언론 정책 전반에 대한 정당성 논란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방송의 공정성과 법치주의 가치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은 사법부의 최종 판단과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장기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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