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브랜드 실책이 부른 시장의 냉혹한 심판, 스타벅스 주간 매출 84억 원 급감

정휘 기자
브랜드 실책이 부른 시장의 냉혹한 심판, 스타벅스 주간 매출 84억 원 급감
©연합뉴스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데이'라는 부적절한 명칭을 사용한 이후 일주일 만에 결제 금액이 84억 원 넘게 증발하며 소비자들의 거센 외면을 받고 있다. 신규 이용자 유입의 척도인 앱 설치 건수도 23% 이상 감소하며 브랜드 이미지 실추가 실질적인 경영 지표 악화로 직결되는 양상이다.

스타벅스의 부적절한 마케팅 용어 사용 논란이 불거진 이후 주간 결제 금액이 일주일 사이 26% 넘게 급감하며 시장의 엄중한 경고를 확인했다. AI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탱크데이 논란이 확산한 5월 18일부터 24일까지 스타벅스의 주간 결제 금액은 236억 9,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논란 직전 주인 5월 11일부터 17일까지 기록한 321억 6,000만 원과 비교해 약 84억 7,000만 원이 즉각적으로 줄어든 수치다. 단기간에 매출의 4분의 1 이상이 사라진 것은 대형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평가받는다.

매출 감소의 폭은 단순히 전주 대비 기록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직전 주간인 5월 4일부터 10일까지의 결제액 314억 8,000만 원과 비교하더라도 이번 주 실적은 약 25% 가량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일시적인 변동성을 넘어 소비자들의 구매 행위 자체가 집단적으로 위축되었음을 시사하는 지표다. 기업이 사회적 가치와 역사적 맥락을 간과했을 때 시장이 얼마나 신속하고 냉정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종 전반의 흐름과 비교해 보아도 스타벅스의 하락세는 독보적으로 가팔랐다. 같은 기간 경쟁 브랜드인 메가MGC커피의 주간 결제 금액은 236억 9,000만 원에서 222억 5,000만 원으로 약 6.0% 감소하는 데 그쳤다. 통상적인 계절적 요인이나 소비 시장의 위축을 고려하더라도 스타벅스의 26.3% 감소율은 정상적인 범주를 크게 벗어난 수치다. 결국 이번 매출 타격의 핵심 원인이 외부 환경이 아닌 브랜드 내부의 리스크 관리 실패에 있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신규 고객 확보 동력 역시 심각하게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 앱의 5월 18일부터 24일 사이 신규 설치 건수는 3만 6,994건으로, 전주의 4만 8,441건 대비 1만 1,447건이 줄어들었다. 감소율은 23.6%에 달하며, 이는 브랜드에 대한 신규 고객의 호감이 급격히 냉각되었음을 의미한다. 식음료 브랜드 신규 설치 순위 역시 기존 2위에서 5위로 세 계단이나 수직 하락하며 시장 점유율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반면 주간 사용자 수(WAU) 지표에서는 390만 3,668명에서 408만 5,740명으로 오히려 4.7% 증가하는 역설적인 현상이 관찰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기존 이용자들이 논란과 관련한 공지 사항을 확인하거나 보유한 리워드 및 잔액을 점검하기 위해 앱에 접속한 결과로 분석한다. 단순히 앱을 실행한 인원은 늘었지만 실제 매장 방문이나 제품 구매로 이어지는 전환율은 급격히 떨어졌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결제액 감소와 사용자 수 증가의 괴리는 충성 고객들의 실망감이 '불매'라는 실력 행사로 이어졌음을 뒷받침한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 5월 18일 진행한 텀블러 할인 행사에서 사용한 명칭에서 비롯됐다. 국가적 추모일인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데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역사적 비극을 마케팅 도구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한 분노는 순식간에 브랜드 불매 운동으로 번지며 경영진을 압박했다. 기업의 언어 선택이 공적 책임감을 결여했을 때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얼마나 막대한지를 입증한 셈이다.

신세계그룹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즉각적인 인적 쇄신과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직접 사과문을 발표하며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여러분들의 용서를 구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동시에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해임하는 강수를 두며 조직 기강 잡기와 민심 수습을 시도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실제로 굉장히 많은 매출 감소가 발생하고 있다"며 내부적인 위기 상황을 가감 없이 인정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매출 감소가 일시적인 감정적 대응에 따른 현상일 뿐 장기적인 시장 지배력에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커피 전문점 시장에서 스타벅스가 가진 강력한 인프라와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 파워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가치 소비 경향이 강해지는 추세 속에서 한 번 훼손된 브랜드 신뢰를 복구하는 데는 매출 하락 기간보다 훨씬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기업 경영에 있어 효율성과 수익성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사회적 합의와 법치적 가치에 기반한 브랜드 관리라는 점이 재확인됐다. 스타벅스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마케팅 프로세스 전반을 재점검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시장 질서는 단순히 상품의 질로만 결정되지 않으며 기업의 윤리적 태도 역시 핵심적인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 향후 스타벅스가 진정성 있는 후속 조치를 통해 돌아선 민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경영 정상화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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