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 갑 지역이 6·3 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며 20차례가 넘는 여론조사에도 불구하고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높은 응답률을 기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와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의 정당 조직력에 맞서 무소속 한동훈 후보의 전국구 팬덤이 결집하며 선거판은 유례없는 3자 구도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일주일 만에 지역 숙박업소가 만실을 기록하고 주민들이 직접 홍보물을 들고 거리로 나서는 등 선거 열기가 지역 경제와 사회 전반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부산 북구 최대 번화가인 덕천교차로 일대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각 후보 진영의 선거송과 확성기 소리가 쉼 없이 교차하며 거대한 유세장으로 변모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기존의 정당 조직을 총동원한 정통 방식의 선거운동을 고수하는 반면, 무소속 한동훈 후보 측은 전국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모여든 지지자들이 선거운동원 역할을 대신하는 팬덤 정치를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과거의 조직 동원형 선거와는 궤를 달리하는 새로운 선거 문법으로 평가받으며 지역 유권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지역 주민들의 참여 방식 또한 과거와 달리 능동적이고 구체적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덕천교차로 주변에서는 '북구의 아들 하정우'라는 문구가 적힌 소형 홍보물을 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를 지지하는 주민 10여 명 역시 기호 2번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거리를 누비며 정당 지지세를 과시하고 있다. 시장 상인들까지 나서서 후보의 포스터를 매대에 게시하는 등 선거는 이미 지역민들의 일상 깊숙이 침투한 상태다.
덕천역 인근 노상에서 야채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한동훈 후보의 포스터를 게시하며 지지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이 상인은 "한동훈을 꼭 당선시켜 더 큰 인물로 만들어 주고 싶으며, 마늘을 까는 순간에도 후보의 이름을 외칠 만큼 간절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주민들의 열기는 수치로도 증명되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표된 북갑 지역 여론조사는 이미 20차례를 넘어섰으나, 피로감보다는 높은 응답률로 나타나며 유권자들의 강한 투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무소속 후보를 향한 팬덤의 화력은 지역 상권에도 유의미한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첫 주말을 앞두고 전국에서 한 후보의 지지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북구 관내 주요 숙박업소는 연휴 기간 대부분 만실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지지를 넘어 외부 인구의 유입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부수적 효과를 낳고 있으나, 동시에 외지인들의 대거 유입에 따른 지역 민심 교란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현행 공직선거법의 변화는 이러한 팬덤 정치가 활개 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제공했다. 2023년 8월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일반 유권자도 길이와 너비, 높이가 각각 25cm 이내인 소형 소품을 몸에 붙이거나 지니고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한 후보 지지자들은 이 규정을 적극 활용하여 공식 선거운동원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거점마다 포진해 90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등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
기존 정당 측은 이러한 팬덤의 움직임을 '외지인의 선거 개입'으로 규정하며 강력한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는 "외지에서 버스로 사람을 실어 나르고 이들이 북구 주민들과 폭행 시비까지 벌이고 있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한 후보 지지자들이 운영하는 팬클럽 쉼터를 두고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며 선관위의 엄정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법치와 질서를 강조하는 보수적 관점에서는 이러한 세 대결이 자칫 선거의 본질을 흐리고 사회적 비용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은 지지자들 간의 물리적 마찰과 돌발 상황에 대비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인력을 북구 현장에 투입하여 질서 유지에 주력하고 있다. 유권자 박모(62)씨는 "선거 열기가 뜨거운 것은 좋으나 유세 소음과 여론조사 전화가 일상을 파고드는 측면이 있다"며 과열된 분위기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부산 북갑 선거가 향후 대한민국 선거 지형의 변화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정당 조직력이라는 전통적 자산과 팬덤이라는 신흥 정치 자본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적, 사회적 논쟁은 향후 선거법 보완의 근거가 될 전망이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후보 간의 비방과 지지자 간의 신경전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이며, 유권자들의 냉정한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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