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해빙 면적이 위성 관측 이래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고 북태평양 수온이 이례적으로 상승하며 올여름 한반도에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닥칠 가능성이 커졌다. 기상청은 6월과 7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60%로 예측했으며, 이는 과거 최악의 더위를 기록했던 기상 패턴과 일치한다는 분석이다. 북극의 냉기를 가두는 제트기류의 변화와 북태평양의 열에너지 축적이 맞물리면서 한반도 전역이 거대한 찜통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북극 해빙의 급격한 감소와 북태평양의 고수온 현상이 결합하면서 올여름 한반도의 기상 조건이 극단적인 고온 현상을 향해 치닫고 있다. 기상청 폭염 특이기상연구센터장인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최근 기상강좌를 통해 올해 폭염과 열대야 발생 가능성이 평년보다 매우 높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이러한 전망은 단순히 주관적인 예측을 넘어 위성 관측 데이터와 해수면 온도 변화라는 객관적인 수치에 근거하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위협 신호는 북극 해빙 면적의 기록적인 감소세에서 포착되었다. 미국 국가설빙데이터센터(NSIDC)와 항공우주국(NASA)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3월 15일 기준 북극 해빙 면적은 1,429만㎢에 머물렀다. 이는 위성 관측이 시작된 지난 48년 동안 가장 작은 면적으로 북극의 냉기 차단막이 사실상 붕괴되었음을 의미한다.
북극 해빙의 용융은 대기 상층의 흐름을 결정하는 북극진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바렌츠-카라해를 중심으로 해빙이 녹아내리면 소용돌이가 강해지는 '양의 북극진동'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양의 북극진동이 나타나면 제트기류가 강화되어 북극의 찬 공기가 남하하지 못하고 중위도 지역에 강력한 고기압들이 정체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기상 배치는 과거 한반도를 강타했던 최악의 폭염 사례들과 궤를 같이한다. 이명인 교수는 "양의 북극진동으로 인해 중위도 고기압이 정체되는 현상은 1994년과 2018년에 강력한 폭염을 일으킨 결정적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당시 한반도는 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불볕더위와 밤낮 없는 열대야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북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2020년 이후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더하는 대목이다. 북태평양 수온이 상승하면 한반도 인근으로 뜨거운 공기가 직접 이류되고 막대한 양의 수증기가 유입된다. 이는 단순히 기온이 오르는 것을 넘어 습도가 극도로 높아지는 '찜통더위'의 물리적 배경이 된다.
현재 열대 대양의 해수면 온도는 엘니뇨의 발달과 맞물려 역대 최고치를 위협할 정도로 상승한 상태다. 해수의 열에너지 축적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북반구 전체의 기온을 끌어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특히 올해는 엘니뇨가 매우 강하게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상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명인 교수는 "최근 3년간 북극 해빙이 역대 최저 수준이고 북태평양 수온이 높은 상태가 유지되고 있어 폭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해수면 온도가 오르면 한반도뿐 아니라 북반구 전체적으로 온화할 가능성과 해수의 열에너지 축적으로 인한 폭염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이는 올여름 더위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기후 변화의 결과임을 시사한다.
다만 엘니뇨의 구체적인 영향력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과거 통계에 따르면 엘니뇨는 주로 부산과 남해안 일부 지역의 강수량을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었으나, 한반도 전체 기온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엘니뇨 발생 표본이 10년에 1~2번 수준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분석의 한계로 꼽힌다.
북대서양 해수 온도의 변동 역시 올여름 기상 전망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변수 중 하나다. 이른 엘니뇨 전환과 대서양의 수온 변화가 맞물릴 경우 예상치 못한 기압계 형성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축적된 데이터는 평년보다 극심한 더위가 닥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음을 가리키고 있다.
기상청이 발표한 6월에서 8월 사이의 기온 전망 수치도 이러한 위기감을 뒷받침한다. 6월과 7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각각 60%에 달하며, 비슷할 확률은 30%, 낮을 확률은 10%에 불과하다. 8월 역시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를 기록하며 늦여름까지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었다.
결국 올여름은 북극의 해빙 감소와 해수온 상승이라는 두 가지 거대 요인이 한반도를 압박하는 형국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1994년과 2018년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폭염에 취약한 산업 현장과 고령층에 대한 선제적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기후 변화가 초래한 '역대급 더위'의 신호가 데이터로 증명된 만큼 철저한 대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