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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리스크에 춤추는 8000선 코스피, 개인 1.2조원 매수세로 사상 최고치 사수

정휘 기자
호르무즈 리스크에 춤추는 8000선 코스피, 개인 1.2조원 매수세로 사상 최고치 사수
©연합뉴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8,200선에 안착했던 코스피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로 인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이 1조 6,000억 원 넘게 쏟아낸 물량을 개인이 1조 2,000억 원 이상 받아내며 지수 하방을 지지하는 형국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대규모 수주 소식과 반도체 대형주의 엇갈린 행보 속에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유가증권시장이 개인 투자자의 강력한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중동발 악재를 뚫고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코스피는 28일 오전 9시 51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78포인트(0.02%) 소폭 상승한 8,230.48을 기록하며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 중이다. 개장 직후에는 전날보다 62.97포인트(0.77%) 내린 8,165.73으로 출발하며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으나 개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빠르게 만회했다.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지정학적 불안감이 시장의 심리를 압박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26일 8,000선을 돌파한 이후 27일 종가와 장중 최고치를 동시에 갈아치우는 등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이러한 급등세 여파로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는 전날 70.78까지 치솟으며 시장의 불안 심리가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의문의 폭발음 보도는 개장 전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사흘 만에 다시 전해진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제 유가 불안과 공급망 차질 우려를 증폭시키며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겼다. 외신을 통해 전해진 폭발음 소식은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차익 실현 명분을 찾던 매도 세력에게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의 극명한 시각 차이가 지수의 방향성을 결정짓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1조 2,772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의 선봉에 섰고 기관 역시 3,649억 원을 사들이며 힘을 보태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1조 6,759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억제하는 강력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8원 오른 1,504.0원에 거래를 시작하며 시장의 긴장감을 더했다. 환율이 1,500원 선을 상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감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 압력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고환율 기조는 수입 물가 상승과 기업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증시 전반의 펀더멘털을 위협하는 요소로 꼽힌다.

종목별로는 대형 우량주 사이에서도 실적 모멘텀에 따라 주가 향방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16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10.82% 급등하며 시장의 관심을 독점했다. 반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0.65% 하락하며 지수 반등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SK스퀘어와 HD현대중공업도 각각 1.80%, 2.96%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대표주들은 외국인의 매도 공세 속에서도 상대적인 견조함을 유지하며 지수를 지탱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5% 상승하며 삼성전자와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고 현대차와 삼성전기 역시 각각 2.20%, 2.02% 오르며 강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IT 서비스와 음식료·담배 분야가 소폭 상승한 반면 보험과 통신, 기계·장비 업종은 2~3%대 하락세를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이다.

코스닥 시장은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하락 전환하며 상대적으로 약세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71포인트(0.24%) 오른 1,135.84로 출발했으나 이내 하락세로 돌아어서며 21.35포인트(1.88%) 내린 1,111.78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에서도 개인이 689억 원을 순매수 중이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45억 원, 484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은 8,000선 안착을 위한 진통 과정에 있으며 대외 변수에 의한 심리적 위축이 수급 공방으로 이어지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하는 변동성은 기술적 분석만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상승세가 특정 대형주에 쏠린 'K자형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주도주 위주의 랠리가 이어지면서 소외된 업종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시장의 기초 체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가 유입된 상황에서 변동성이 커질 경우 반대매매 등 연쇄적인 하락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향후 증시는 중동 정세의 전개 방향과 외국인 수급의 귀환 여부에 따라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되어 긴축 완화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지수 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실적 기반의 우량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관리하는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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