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종로 4·5가 일대의 용적률을 최대 660%까지 상향하고 장기간 방치된 서초구 서울레미콘 부지를 19층 규모의 지식산업센터로 탈바꿈시키는 대규모 개발 규제 완화책을 확정했다. 이번 결정은 노후 도심의 고밀 개발을 유도하고 유휴 부지를 직주근접형 혁신 거점으로 육성하여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서울역 인근 서계동 일대 역시 건축물 높이 제한이 최대 120m까지 완화되며 도심 재정비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시가 도심 경쟁력 제고와 민간 개발 활성화를 위해 종로와 서초 등 주요 거점의 개발 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도시 공간 구조 개편에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 28일 제9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개최하고 종로4·5가 지구단위계획구역 변경안과 서울레미콘 부지 세부개발계획안 등 총 4개 안건을 수정 가결했다. 이번 심의 통과로 20년 넘게 정체되었던 노후 지역들이 시장 원리에 기반한 고밀 복합 개발의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종로 4·5가 일대는 2006년 이후 20년 만에 재정비되어 간선부 기준 용적률이 기존 400%에서 600%로 상향 조정된다. 허용 용적률은 인센티브 적용 시 최대 660%까지 확대되며, 이면부 또한 기준 용적률 500%와 허용 용적률 550% 체계로 상향되어 토지 이용 효율성이 극대화된다. 광장시장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종로5가 약국거리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여 전략 용도 도입 시 추가적인 용적률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경직된 관리 체계를 탈피하여 민간의 자율적인 개발권을 보장하는 유연한 가이드라인도 마련됐다. 서울시는 블록 단위로 설정되었던 획지 계획과 공동개발 지정 의무를 전격 폐지하여 토지 소유자가 개별 여건에 맞춰 유연하게 건축을 추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특히 장기간 세부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개발이 묶여 있던 대학천 일대 특별계획구역을 폐지하고 최소한의 건축한계선만을 설정하여 개별 건축이 즉시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서초구 방배동 산127-1번지 일원의 서울레미콘 부지는 유휴지에서 서초권역의 새로운 연구개발 거점으로 변모한다. 과거 채석장과 레미콘 공장으로 사용되다 2011년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수용 이후 방치되었던 이 부지는 자연녹지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 지역이 대폭 상향된다. 이곳에는 2029년까지 지상 19층 규모의 지식산업센터와 공공임대업무시설이 들어서며, 약 298억원 규모의 공공기여를 통해 인근 도로 등 기반 시설이 확충된다.
서울역 배후지인 서계동 일대 역시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둔 정비 계획을 통해 도심 활성화의 핵심축으로 부상한다. 정비사업 확정 지역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구역을 최적화하고, 건축물 높이 기준을 기존보다 완화된 100~120m로 설정하여 고층 복합 개발이 가능하도록 했다. 특별계획가능구역 신설과 용적률 체계 개편을 통해 전시장 및 관광숙박시설 유치를 유도함으로써 서울역 광역 중심과의 연계성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서초구 잠원동 논현역 인근에는 역세권 활성화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지상 20층 규모의 업무 및 판매 복합시설이 조성된다. 지하 8층에서 지상 20층에 이르는 고밀 빌딩과 함께 대상지 전면에는 465㎡ 규모의 공개공지를 확보하여 시민들을 위한 도심형 쉼터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역세권의 고밀 개발과 공공 공간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서울시의 정책 기조가 반영된 결과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대대적인 규제 완화가 토지 가격 상승을 부추기거나 기존 지역 생태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고밀 개발에 따른 교통 혼잡 문제와 원주민 이탈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사후 대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심의 물리적 환경 개선이 자칫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소규모 상공인들이 퇴출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번 조치는 노후화된 도심에 자본과 활력을 불어넣는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정비안은 관 주도의 획일적 규제에서 벗어나 시장의 자율적 개발 동력을 확보하고 도심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규제 혁파를 통한 민간 참여 확대가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향후 서울시는 가결된 지구단위계획안에 대해 재공람 공고를 거쳐 최종 결정 고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각 사업지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설계와 인허가 절차에 착수하여 2029년에서 2030년 사이에 순차적으로 준공될 전망이다. 도심 내 유휴 부지의 고밀 복합 개발이 가시화됨에 따라 서울의 스카이라인과 경제 지형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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