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청소년 6명 중 1명 '미디어 과의존' 고위험… 중학생 위험군 17%로 가장 심각

이겨례 기자
청소년 6명 중 1명 '미디어 과의존' 고위험… 중학생 위험군 17%로 가장 심각
©연합뉴스

 

국내 청소년 6명 중 1명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과의존으로 인해 일상생활과 자기조절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2026년 진단조사에 따르면 미디어 위험군 청소년은 총 18만 3,209명으로 전체의 15.76%를 차지하였다. 이는 전년 대비 1.51%포인트 감소한 수치이나 중학생과 남자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과의존 현상은 여전히 시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전국 초·중·고교생 116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미디어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된 인원은 18만 명을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급증하며 자기 조절 능력을 상실한 '주의사용자군'과 일상생활 붕괴가 우려되는 '위험사용자군'이 이 범주에 포함된다. 특히 인터넷과 스마트폰 두 가지 매체 모두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중복위험군'은 6만 6,031명에 달해 집중적인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전체적인 위험군 수치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3만 34명이 줄어들며 소폭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1년 사이에 위험군 비율이 1.51%포인트 하락한 것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과 미디어 절제 캠페인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이러한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개개인이 체감하는 디지털 중독의 깊이는 여전히 깊다는 것이 교육계의 중론이다.

학교급별 데이터를 분석하면 중학생 집단이 미디어 과의존에 가장 취약한 구조를 드러냈다. 중학생 위험군은 40만 3,404명 중 6만 8,756명으로 17.04%를 기록하며 고등학생(16.66%)과 초등학생(13.24%)을 모두 앞질렀다. 이는 정서적 변동이 심한 사춘기 청소년들이 사회적 소통의 창구로 디지털 플랫폼에 과도하게 몰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성별에 따른 차이에서는 남자 청소년의 과의존 현상이 여자 청소년보다 더욱 뚜렷하게 관찰되었다. 위험군으로 분류된 남자 청소년은 9만 9,724명으로 여자 청소년 8만 3,485명에 비해 약 1만 6,000명가량 더 많았다. 이는 게임과 동영상 콘텐츠 소비 비중이 높은 남성 집단의 미디어 이용 행태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저연령층인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미디어 노출에 따른 부작용은 지속적으로 보고되었다. 보호자가 참여 관찰한 결과 스마트폰 과의존 관심군은 1만 510명으로 전년보다 2,701명 감소하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다. 그러나 시력 저하와 거북목 증후군 등 신체적 악영향을 우려해 사용 지도가 필요한 아동이 여전히 만 명을 넘는다는 점은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전체 위험군 수치의 감소가 실질적인 중독 완화보다는 미디어 환경의 개인화와 은폐화에 따른 착시 현상일 수 있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 고도화로 인해 청소년들이 숏폼 콘텐츠 등에 무의식적으로 노출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단순 사용 시간 측정만으로는 정확한 중독 정도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는 통계적 수치 하락에 안주하기보다 질적인 미디어 이용 습관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준다.

정부는 미디어 과의존 위험에 노출된 청소년들을 구제하기 위해 맞춤형 치유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본인과 보호자의 동의를 전제로 개인 및 집단 상담은 물론 기숙형 치유 캠프와 전문 치료기관 연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과의존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에 대응하여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의 초등학교 고학년 대상 캠프를 연 2회 정식 운영하기로 확정하였다.

윤세진 성평등가족부 청소년정책관은 "인공지능과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청소년이 건강하게 디지털 환경을 활용할 수 있도록 상담과 치유 지원체계를 더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규제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디지털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자생력을 길러주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다.

향후 미디어 정책의 향방은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유연한 대응과 가족 단위의 치유 인프라 확충에 집중될 전망이다. 성평등가족부는 초등학생과 보호자가 함께 참여하는 가족 치유 캠프를 확대하여 가정 내에서의 올바른 미디어 이용 습관 형성을 유도할 계획이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미디어의 노예가 아닌 주권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의 정교화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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