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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붕괴' 카카오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 위기... 내달 10일 판교서 대규모 집회 예고

이성경 기자
'신뢰 붕괴' 카카오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 위기... 내달 10일 판교서 대규모 집회 예고
©연합뉴스

 

카카오 노동조합이 내달 10일 성남 판교역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을 포함한 본격적인 단체행동에 돌입한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 결렬에 따라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주요 계열사 4곳과 연대하여 투쟁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카카오 노동조합이 내달 10일 판교역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본격적인 단체행동에 나선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28일 정보통신기술 업계를 통해 성남 판교역 일대를 행진하는 집회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번 집회는 카카오 본사 노조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진행하는 대규모 투쟁의 서막이다.

노사 간의 마지막 협상 관문이었던 행정 조정 절차는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종료되었다. 카카오 본사 노조는 전날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오후 11시까지 마라톤 조정을 이어갔으나 최종적으로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이로써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며 경영진을 향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번 투쟁은 카카오 본사에 국한되지 않고 주요 계열사들이 대거 동참하는 연대 투쟁의 양상을 띠고 있다. 카카오 본사 노조와 함께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4개 계열사가 동시에 쟁의권을 확보하며 공동 전선을 구축했다.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된 노사 갈등은 카카오 그룹 전체의 경영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노조 측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경영진에 대한 신뢰 붕괴에 있다고 진단했다.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조정중지 결정 이후에도 대화의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을 것이나, 더 이상 기다림과 인내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6월 파업 투쟁을 본격적으로 준비한다"고 밝혔다. 사측의 수동적인 대응이 결국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불러왔다는 주장이다.

교섭 과정에서 드러난 사측의 일방적인 태도 역시 노동자들의 공분을 사는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노조는 사측이 교섭이 장기간 이어지는 와중에도 책임 있는 결단 대신 수동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대화의 연속성을 흔들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교섭 중 일방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한 행위는 노사 간의 신뢰를 정면으로 훼손한 행위로 규정되었다.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와 과도한 보상 체계에 대한 비판도 구체적으로 제기되었다. 노조는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백상엽 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 등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들이 수령한 보상 규모가 수백억 원에 달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경영 실패의 책임은 구성원들이 지고 혜택은 경영진이 독점한다는 내부의 불만을 극대화했다.

최근 퇴사 소식이 알려진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에 대한 책임론도 이번 투쟁의 주요 쟁점 중 하나다. 홍 CPO는 카카오톡 업데이트와 관련한 부정적 논란과 노사 관계에서의 근로감독을 촉발했음에도 아무런 해명 없이 자리를 떠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노조는 이러한 경영진의 '무책임한 이탈'이 조직 내 불신을 더욱 고착화시켰다고 보고 있다.

반면 사측은 파업이라는 파국을 막기 위해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회사는 조정 절차 이후에도 노동조합과의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가 이미 구체적인 파업 실행 계획을 별도 채널을 통해 공유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실질적인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향후 카카오 노조는 6월 중순으로 예정된 집회와 행진을 기점으로 파업의 강도와 시기를 조율할 전망이다. IT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비롯한 주요 서비스 운영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시장 질서와 법치에 근거한 노사 간의 합리적인 타협점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카카오의 브랜드 가치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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