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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 잠긴 월급봉투...실질 근로소득 2년 만에 최대 감소, 소득 격차 6년 만에 최악

이겨례 기자
물가에 잠긴 월급봉투... 실질 근로소득 2년 만에 최대 감소하고 소득 격차는 6년 만에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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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가계 실질소득이 0%대 성장에 그친 가운데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 격차를 나타내는 분배 지표가 6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했다.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실질 근로소득은 1.7% 줄어들며 2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대기업 성과급과 자산 소득이 고소득층에 집중되면서 이른바 ‘K자형’ 양극화 현상이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48만 1천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하며 외형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취업자 수 증가에 따른 근로소득이 0.3% 늘었고 자영업 업황 개선으로 사업소득도 2.6% 증가하는 등 명목상 지표는 개선세를 보였다. 공적연금 수급액 인상 등에 힘입은 이전소득 역시 9.7% 늘어나며 전체 소득 규모를 밀어 올렸다.

하지만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실질 소득 증가율은 0.4%에 머물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실질 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1.5%, 4분기 1.6%로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다시 0%대로 주저앉으며 경기 둔화의 신호를 보냈다. 특히 가계 소득의 핵심인 실질 근로소득이 1.7% 감소한 점은 가계 경제의 기초 체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질 근로소득의 감소 폭은 2024년 1분기 4.0% 감소를 기록한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수준으로 조사됐다. 명목 임금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이를 상쇄하면서 근로자들이 체감하는 소득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반면 실질 사업소득은 0.5%, 실질 이전소득은 7.5% 각각 늘어나 소득원별로 뚜렷한 온도 차를 드러냈다.

재산소득은 주식 시장의 활황세에 힘입어 전년 대비 9.1%라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자산가들의 소득 보전에 기여했다. 코스피 지수 상승으로 인한 배당 소득 증가가 재산소득 수치를 끌어올리는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다만 국가데이터처는 재산소득의 경우 상대 표준오차가 높으므로 구체적인 규모보다는 소득의 방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신중한 견해를 덧붙였다.

소득 계층별 양극화 현상은 6년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벌어지며 사회적 비용 발생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7만 원으로 2.7%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상위 20%인 5분위 가구는 4.2% 증가한 1,237만 8천 원을 기록했다. 고소득층의 소득 증가 속도가 저소득층보다 월등히 빠르다는 사실이 통계로 입증됐다.

1분위 가구는 사업소득이 26.7% 급증하며 분전했으나 소득 비중이 가장 큰 이전소득이 0.6% 감소하며 전체 소득 개선을 가로막았다. 반면 5분위 가구는 근로소득 증가율이 2.5%로 1분위보다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전소득이 25.1% 폭증하며 전체 소득 성장을 견인했다. 설 명절을 맞아 대기업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지급된 고액의 상여금과 성과급, 세뱃돈 등이 5분위 소득에 집중된 결과다.

빈부 격차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6.59배를 기록하며 분배 구조의 악화를 선명하게 보여줬다. 이는 전분기 5.59배보다 1.0배 포인트 급등한 수치로 2020년 1분기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보다 6.5배 이상 많다는 의미로 시장 내 소득 재분배 기능이 약화됐음을 의미한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1분기 명절 상여금과 성과급 지급이 대기업 근로자 위주인 5분위 소득을 크게 끌어올렸다"며 "이러한 계절적 요인이 5분위 배율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다만 분기별 지표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공식적인 분배 개선 여부는 연간 지표인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이번 통계 결과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재경부 관계자는 "구조적인 양극화 문제 해결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취약계층의 생계 안정을 위한 지원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고유가 피해지원금과 긴급 복지 생계지원 등 추가경정예산의 신속한 집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소득 분배의 향방은 물가 안정과 민간 부문의 고용 창출 능력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물가가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명목 소득 증가는 가계 실질 구매력 개선에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시장 질서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효율적인 소득 보전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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