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중대재해 반복 끊는다"... 고용부, 발전 5개사 안전관리 체계 전면 재확인

이겨례 기자
©연합뉴스

 

고용노동부가 태안과 울산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잇따른 사망 사고를 계기로 발전 5개사의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 재검토한다. 정부는 발전소 운영부터 정비, 해체에 이르는 전 과정의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집중 점검하여 유사 사고의 재발을 원천 차단할 방침이다. 국가 기간 시설의 안전 공백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법치와 원칙에 기반한 고강도 관리 대책을 시행한다.

고용노동부는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등 발전 5개사와 유관 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안전관리 간담회를 열고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고강도 대책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발생한 태안화력발전소 선반 끼임 사고와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동 붕괴 사고 등 잇따른 참사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했다. 정부는 발전소 현장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원점에서 재확인하고 실질적인 사고 방지 방안을 도출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했다.

산업 현장의 무결성을 확보하기 위해 소집된 이번 간담회에는 고용노동부 류현철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을 비롯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국가 기간산업인 발전 분야에서 안전 사고가 반복될 경우 에너지 수급 안정성은 물론 산업 전반의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발전소 운영과 정비는 물론 노후 시설 해체에 이르는 모든 공정의 안전 수칙을 전수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6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선반 끼임 사고는 정비 작업 중 기본적인 안전 조치가 미흡했던 전형적인 인재로 평가받는다. 이어 11월 울산화력발전소에서 일어난 보일러동 붕괴 사고는 시설물 관리 체계의 허점을 드러내며 발전소 안전 정책의 전면적인 수정을 요구하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중대재해는 단순한 개별 사고를 넘어 공공기관의 안전 관리 역량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초래하는 요인이 되었다.

법치와 원칙에 기반한 안전 관리 체계 구축은 시장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과제다. 고용노동부는 발전 5개사가 보유한 전국 각지의 현장에서 안전 수칙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면밀히 살필 계획이다. 특히 위험의 외주화라는 비판을 받는 하청업체 작업 구간에서의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해 원청의 관리 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발전소 운영의 핵심은 효율성뿐만 아니라 작업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무결성 있는 안전 시스템 구축에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정기 점검 기간 중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전문 인력 배치 확대와 실시간 위험 감지 시스템 도입 등 기술적 보완책도 함께 다뤄졌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탄소중립 정책 추진 과정에서 폐쇄되는 발전 시설의 해체 공사 시 발생할 수 있는 붕괴 사고 예방책을 별도로 마련하기로 했다.

류현철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에너지 생산 현장에서의 안전은 그 어떤 경제적 가치보다 우선시되어야 하는 핵심 가치다"라고 강조했다. 류 본부장은 또한 "발전 5개사는 공공기관으로서 민간 산업계의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최고 수준의 안전 관리 표준을 확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이번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현장 지도 점검을 강화하고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다.

다만 산업계 일각에서는 과도한 처벌 위주의 정책이 현장의 자율적인 안전 문화 정착을 방해하거나 행정 비용 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기업들의 안전 관련 지출이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위험 요인은 여전히 산재해 있다는 실무적 한계도 존재한다. 하지만 생명 존엄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규제와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에 이견이 없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발전소 정비 및 해체 공사 현장에 특화된 안전 가이드를 제작하여 배포하고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할 예정이다. 발전 5개사는 안전 관련 예산을 확대 편성하고 현장 안전 요원의 권한을 강화하여 위험 상황 시 작업을 즉시 중단할 수 있는 권리를 적극 보장하기로 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은 발전 현장의 사고율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정부는 발전소뿐만 아니라 에너지 관련 국가 핵심 시설 전반으로 안전 점검 범위를 확대하여 산업 재해 사각지대를 해소할 계획이다. 정기적인 간담회를 통해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사고 예방을 위한 선제적 투자가 결국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할 시점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대재해#반복#끊는다"#고용부#발전
"중대재해 반복 끊는다"... 고용부, 발전 5개사 안전관리 체계 전면 재확인 : 정치/사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