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6·10만세운동 100주년 학술대회, 학생 주권 운동의 역사적 가치와 기억 투쟁 재조명

이겨례 기자
6·10만세운동 100주년 학술대회, 학생 주권 운동의 역사적 가치와 기억 투쟁 재조명
©연합뉴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가 6·10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아 학생 주도의 항일 투쟁사를 재정립하는 대규모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1926년 당시 고려공산청년회와 천도교 세력의 계획이 좌절된 이후 학생들이 독자적으로 시위를 이끌어낸 역사적 사실에 주목했다. 연희전문학교와 세브란스의전 등 학생층이 보여준 조직적 저항은 민족 해방 운동의 주체가 지식인에서 민중으로 확산되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는 서울 연세대학교 위당관 백주년기념홀에서 연세대 사학과 및 국학연구원 역사와공간연구소와 공동으로 학술 심포지엄을 열고 6·10만세운동의 현대적 의미를 고찰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1926년 6월, 다시 거리에 서다'라는 대주제 아래 100년 전 한반도를 뒤흔들었던 학생들의 항일 의지를 학술적으로 복원하는 데 집중했다. 연구소는 3·1운동 이후 최대 규모의 조직적 저항이었던 이 운동이 한국 근대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사료를 통해 입증했다.

1926년 당시의 정세는 일제의 삼엄한 감시와 탄압으로 인해 민족 운동 세력의 활동이 극도로 위축된 엄혹한 상황이었다. 초기 운동을 기획했던 고려공산청년회와 천도교 구파의 핵심 인물들이 사전에 검거되면서 운동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이러한 공백을 메운 것은 다름 아닌 전문학교와 고등보통학교에 재학 중이던 어린 학생들의 자발적인 결사였다.

학생들은 일제의 검거망을 피해 독자적인 연락 체계를 구축하고 격문 배포와 시위 동선을 치밀하게 계획했다. 특히 연희전문학교와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 학생들은 지식인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으며 중앙고등보통학교 학생들과 긴밀히 협력했다. 이들의 연대는 단순한 감정적 폭발이 아니라 철저한 조직론에 입각한 행동이었다는 점이 이번 연구를 통해 다시금 확인되었다.

심포지엄의 첫 번째 세션에서는 6·10만세운동 연구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1920년대 학생층의 독특한 청년 문화를 분석하는 발표가 진행되었다. 발표자들은 당시 학생들이 접했던 근대적 교육과 민족주의 사상이 어떻게 항일 투쟁의 동력으로 전환되었는지를 상세히 설명했다. 이는 학생운동이 우발적 사건이 아닌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 필연적 결과였음을 시사한다.

독립기념관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심포지엄은 6·10만세운동의 주역인 학생들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100년 전의 함성을 학술적으로 복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학생 주도의 독립운동이 지닌 자발성과 조직력은 한국 근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며 미래 세대에게 계승되어야 할 자산이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학술적 성과가 독립운동사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연구소 측은 운동 직후 전개된 이른바 '기억 투쟁'에 대한 분석 결과도 공개하며 역사 기록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일제는 만세 시위의 파급력을 축소하기 위해 언론을 통제하고 관련 기록을 말살하려 시도했다. 이에 맞서 독립운동가들은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시위의 전말을 기록으로 남겨 후대에 전달하고자 치열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운동의 주도 인물 중 한 사람인 박래원의 회고담을 재조명하여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생생하게 복원했다. 박래원의 증언은 학생들의 준비 과정부터 시위 현장의 세세한 묘사까지 담고 있어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구술 자료가 공식 문서가 담지 못한 역사의 이면을 채워주는 핵심 열쇠라고 입을 모았다.

역사적 사건에 대한 지나친 민족주의적 해석보다는 객관적 사료에 기반한 냉철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었다. 일부 학계에서는 특정 학교나 인물의 역할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당시의 복잡한 사회 구조적 요인이 간과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비판적 접근은 역사 연구의 엄밀성을 제고하고 다각적인 해석의 지평을 넓히는 데 필수적인 과정으로 받아들여진다.

향후 독립운동사 연구는 단편적인 사건 위주의 서술에서 벗어나 사회 문화적 맥락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될 전망이다. 100주년을 계기로 발굴된 새로운 사료와 연구 성과들은 교과서 개정 및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법치와 역사적 정통성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과거의 헌신을 기록하는 작업은 국가의 근간을 세우는 일이다.

독립기념관은 이번 심포지엄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일반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 강연과 전시 콘텐츠를 기획할 계획이다. 6·10만세운동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는 것을 넘어 현재의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통합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학계와 시민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100년 전 학생들의 외침을 오늘날의 가치로 되살리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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