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반도체 소부장 3사 납품가 담합 의혹 전격 압수수색... 시장 질서 교란 엄단

이겨례 기자
반도체 소부장 3사 납품가 담합 의혹 전격 압수수색... 시장 질서 교란 엄단
©연합뉴스

 

반도체 공정 핵심 소재의 납품 가격과 공급 물량을 담합한 혐의로 국내 주요 소부장 업체들이 검찰의 강제 수사 대상이 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엠케이전자, 엘티메탈, 덕산하이메탈 등 3개사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하여 시장 질서를 교란한 정황을 포착하고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번 수사는 국가 전략 산업인 반도체 공급망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불공정 거래 행위를 엄단하겠다는 사법 당국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검찰이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산업 내에서 벌어진 고질적인 담합 관행을 척결하기 위해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는 엠케이전자와 엘티메탈, 덕산하이메탈 등 소부장 전문 기업 3개사를 대상으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수사팀은 해당 업체들의 본사와 관련 사업장에 수사관들을 보내 납품 관련 회계 장부와 내부 통신 기록 등 증거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수사 대상에 오른 업체들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핵심 소재의 납품 가격을 사전에 협의하여 인위적으로 조정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특정 기간 동안 공급 물량을 서로 배분하거나 특정 업체에 물량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시장 내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검찰은 이러한 '짬짜미' 행위가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 소재 산업은 기술 장벽이 높고 한정된 업체들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담합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적 취약성을 지니고 있다. 이번에 수사 대상이 된 기업들은 그간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허리 역할을 하며 주요 제조사들에 핵심 부품을 공급해온 곳들이다. 검찰은 이들이 독점적 지위를 악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했는지 여부와 그 과정에서 발생한 범죄 수익의 규모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엠케이전자를 비롯한 해당 업체들은 SK하이닉스 등 국내외 주요 반도체 제조사에 소재를 공급하며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반도체 제조사들은 이들로부터 납품받은 소재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해 왔으나, 이번 담합 의혹으로 인해 공급망 전반의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사정 당국은 이번 수사가 반도체 산업 전체의 원가 구조 투명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수사를 주도하는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는 소정수 부장검사의 지휘 아래 담합을 통한 부당 이익의 흐름을 추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위반은 시장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로 간주하며, 특히 반도체와 같은 국가 전략 산업에서의 담합은 국가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망 내에서의 담합은 단순한 기업 간의 비리를 넘어 산업 생태계 전반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최종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가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공급망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시점에 국내 핵심 기업들에 대한 고강도 수사가 자칫 산업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시장의 공정성을 회복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국내 반도체 산업의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필수 과정이라는 반론이 힘을 얻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각 업체 임직원들을 소환하여 담합의 구체적인 경위와 윗선의 개입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번 수사 결과에 따라 반도체 업계의 납품 관행과 계약 구조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법적 리스크 관리뿐만 아니라 투명한 윤리 경영 체계를 확립하여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엄중한 과제를 안게 됐다.

사법 당국은 앞으로도 국가 핵심 산업 분야에서 발생하는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여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반도체 소재 산업의 공정 경쟁 질서 확립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정당하게 평가받기 위한 선결 조건이다. 이번 수사가 반도체 산업 내의 불투명한 거래 관행을 완전히 뿌리 뽑고 공정한 시장 질서를 재확립하는 전환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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