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재명 대통령 사전투표 중 기표소 이탈 논란… 선관위 "투표지 미노출로 유효표 인정"

김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 사전투표 중 기표소 이탈 논란… 선관위
©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사전투표 과정에서 기표소 밖으로 나와 기표 도구를 문의한 이재명 대통령의 투표를 유효로 판정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투표지 노출을 통한 관권 선거라며 맹비난했으나, 선관위는 관리관이 투표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법적 문제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투표를 진행하던 중 기표소 밖으로 나와 관계자에게 기표 도장에 관해 문의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해당 투표소의 사전투표 관리관이 대통령의 투표지를 직접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의에 답변했으므로 이를 유효표로 판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여권과 야권은 이번 사안을 두고 각각 명백한 선거법 위반과 단순한 행정적 해프닝이라는 상반된 해석을 내놓으며 정면으로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건을 전대미문의 관권 선거이자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송언석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 대통령이 투표 중 기표소를 이탈해 투표지를 노출한 행위는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공개된 투표지는 법에 따라 즉시 무효 처리되어야 하며 당 차원에서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대외적으로 표명했다.

박성훈 중앙선대위 공보단장 역시 공식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의 행위가 사전투표소를 무대로 삼아 특정 정당에 기표한 투표지를 노출하려 한 치밀한 기획 선거라고 비판했다. 그는 현직 대통령이 대놓고 불법 선거를 자행하는 현실에 국민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선관위가 정치적 눈치를 보지 말고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이 단순한 실수로 치부될 수 없는 이유는 투표지가 언론과 현장 사무원들에게 노출될 위험이 컸기 때문이라는 것이 여당 측의 논리적 설명이다.

주진우 의원은 투표를 마친 뒤 투표소에 다시 들어가는 행위나 투표지를 노출하는 행위 자체가 선거 중립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자기 재판의 공소 취소를 추진하는 등 법치주의를 경시해온 태도가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투표의 비밀성이 보장되어야 하는 헌법적 가치가 훼손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논란은 단순한 질의응답 이상의 사법적 판단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이러한 공세를 두고 투표 과정에서 발생한 실무적인 해프닝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억지 주장이라며 즉각 일축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기표 도구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문의 과정이었을 뿐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야당의 주장이 투표 현장의 실무적 역동성을 무시한 채 선거 분위기를 혼탁하게 만드는 전형적인 네거티브 공세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기표소에 들어갔다가 잠시 나오는 행위 자체만으로는 선거법 위반으로 간주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언론에 내놓았다. 기표 용구에 결함이 있거나 기표소 내부 환경에 문제가 있을 경우 선거인은 이를 관리자에게 알릴 권리가 있으며 이후 다시 기표소에 입장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선관위는 현장 관리관의 보고를 토대로 대통령의 투표지가 타인에게 식별될 수 있을 정도로 노출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현행 선관위 매뉴얼은 투표지가 공개되었을 경우 선거인의 고의성 여부와 현장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투표 관리관이 무효 여부를 판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투표소의 사전투표 관리관은 대통령의 투표지를 보지 않고 문의에 답변했기 때문에 유효 처리 판단을 내린 것"이라는 선관위의 설명은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리관이 투표지가 공개되지 않았다고 판단하면 유효표로 인정하여 투표함에 투입하도록 안내하는 것이 표준 운영 절차에 부합한다.

이번 논란은 선거의 공정성과 투표의 비밀 유지 원칙 사이의 법적 해석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며 지방선거 초반의 핵심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이라는 신분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투표 과정에서의 작은 돌발 행동도 정치적 파장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더욱 엄격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향후 선관위의 최종 조사 결과와 여당의 법적 대응 향방에 따라 이번 사건이 전체 선거 판세에 미칠 영향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 의지나 선거의 신뢰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냉정한 팩트 체크를 요구하고 있다.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논란이 가열될수록 정책 대결보다는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소모적인 정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투표 현장 관리 인력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기표 절차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지속할 방침이다.

결국 이번 사건의 핵심은 투표지의 실질적 노출 여부와 그 과정에서의 고의성 입증 여부로 압축된다.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기획 불법 선거 프레임과 민주당이 내세우는 단순 해프닝 프레임 사이에서 유권자들의 판단이 어디로 향할지가 관건이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본투표가 다가오는 가운데 이번 사전투표 논란은 각 진영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재명#대통령#사전투표#기표소#이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