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제9회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역대 최고치 경신… 여야, ‘심판론’과 ‘결집론’ 앞세워 아전인수식 해석 충돌

음영태 기자
제9회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역대 최고치 경신… 여야, ‘심판론’과 ‘결집론’ 앞세워 아전인수식 해석 충돌
©연합뉴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이 지방선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여야의 정치적 셈법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청년층의 적극적인 참여를 근거로 진보 진영의 결집을 자신한 반면, 국민의힘은 현 정부의 독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가 투표장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정권 심판론’을 부각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역대 최고 참여율을 기록함에 따라 정치권은 투표 결과가 가져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0일 여야 정치권은 사전투표율의 의미를 각자의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며 본투표를 앞둔 막바지 세 대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번 투표율 수치는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핵심 지표로 부상했으며, 양당은 이를 바탕으로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포섭을 위한 전략 수정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전투표율 고공행진이 자당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고 있다고 판단하며 고무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경남 하동 유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적극 투표층이 사전투표를 많이 하고 있으며, 투표장에 줄을 서 있는 유권자 상당수가 젊은 층"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젊은 층의 참여가 두드러진다면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은 민주당에 적어도 불리하지 않은 신호다"라고 강조하며 선거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과거 선거 사례를 들어 높은 사전투표율이 진보 진영의 승리로 이어졌던 공식을 이번에도 적용하고 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사전투표율과 선거 유불리를 직접 연결하는 것에 신중함을 표하면서도, 그간의 대선과 총선 과정을 복기할 때 높은 참여율은 당에 긍정적인 신호였다고 평가했다. 이는 사전투표가 정착되면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신중론을 견지하면서도, 기저에 깔린 지지세 확산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사전투표율을 현 정부의 실정에 대한 국민적 분노의 표출로 규정하며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정희용 선거대책본부장은 입장문을 통해 "높은 사전투표율은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는 오만한 권력을 향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다"라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부동산 정책 실패와 사법 리스크 등 정부의 실책이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이끄는 결정적인 동인이 되었다고 보고 시장 질서 회복을 요구하는 민심을 자극하고 있다.

박성훈 중앙선대위 공보단장 역시 이재명 정부의 독선과 오만을 심판하려는 유권자들의 의지가 투표율에 반영되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내 집 마련의 꿈이 좌절된 국민과 자격이 검증되지 않은 후보들에 대한 실망감이 분노로 변해 투표 참여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보수 지지층의 결집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에 실망한 중도층의 이탈을 가속화하려는 전략적 프레임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공명선거안심투표위는 투표 과정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법치주의 원칙을 강조하고 나섰다. 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9일 발생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례를 언급하며 권력의 선거 개입 가능성에 경종을 울렸다. 다만 해당 사례를 제외한 전반적인 사전투표 과정은 비교적 큰 문제 없이 진행되었다고 평가하며, 유권자들이 끝까지 공정한 투표권을 행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특정 정당의 유리함보다는 투표 편의성 증대에 따른 제도적 정착의 결과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청래 위원장조차 "사전투표가 정착되면서 본투표일 대신 미리 투표하려는 유권자의 경향성이 강해졌다"는 관점에 동의를 표하며 기계적 중립성을 확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투표율 수치 자체에 매몰되기보다 최종 본투표까지 유권자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신중한 접근법을 시사한다.

향후 6·3 지방선거의 최종 결과는 사전투표에서 나타난 열기가 본투표일까지 이어질지 여부에 달려 있다. 여야는 남은 기간 동안 각자의 심판론과 결집론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으며 부동층 흡수에 사활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사전투표에서 나타난 세대별 참여 양상과 지역별 편차는 차기 행정부의 국정 운영 동력이나 입법 지형 변화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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