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재명 정부 1년, 확장재정과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8천피' 시대 열다

김영 기자
이재명 정부 1년, 확장재정과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8천피' 시대 열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출범 1년 만에 코스피 8,000선 돌파와 수출 7,000억 달러 달성이라는 경제적 성과를 거두며 국정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정부는 비상계엄 사태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31.8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투입하고,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통해 대미 관세 협상과 핵추진 잠수함 도입의 물꼬를 텄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초기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국정 공백을 메우고 경제 활력을 회복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정부 출범 직후 단행한 31.8조 원 규모의 확장적 재정 정책과 세계적인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맞물리며 시장의 신뢰를 빠르게 회복했다. 이 결과 취임 당시 2,500선에 머물던 코스피 지수는 1년 만에 세 배 이상 급등하며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넘어섰다.

민주적 헌정 질서의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정부는 이른바 '내란 사건' 공모자들에 대한 고강도 수사와 단죄를 병행했다. 3대 특검과 2차 종합특검을 통해 법치주의를 재확립하고, 문민 출신 국방부 장관 임명과 검찰청 폐지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빛의 혁명을 체현한 국민주권 정부의 정체성 확립"이라고 규정하며 국정 운영의 선명성을 강조했다.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생중계 국정'은 소통 방식의 파격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해 7월부터 국무회의 토론 내용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정부 업무보고까지 확대되어 정착 단계에 진입했다. 주권자의 의지를 실시간으로 반영하겠다는 철학은 공직 사회의 긴장감을 높이고 정책 집행의 예측 가능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낳았다.

경제 영역에서는 상법 개정을 통해 왜곡된 시장 질서를 바로잡고 인공지능과 에너지 대전환을 위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했다. 지난해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연간 7,0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올해는 9,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지표 개선에 힘입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역시 당초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며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전쟁과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전개했다. 대미 관세 협상을 경쟁국 대비 유리한 조건으로 타결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을 통해 핵추진 잠수함 도입의 물꼬를 트는 등 안보와 경제의 실리를 동시에 챙겼다. 경주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는 한국의 외교적 위상을 국제 사회에 다시 한번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일본과는 과거사와 미래 협력을 분리하는 투트랙 접근법을 통해 셔틀 외교를 정상화했으며, 중국과의 관계도 민생을 매개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발생한 에너지 공급망 위기 국면에서 중앙아시아 및 중동 국가들과의 협상을 통해 원유와 나프타 공급을 확약받았다. 이는 그간 추진해 온 외교 관계 다변화 노력이 실질적인 위기관리 대책으로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지표상의 성과가 대기업 중심의 '착시 현상'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반도체 수출 호조 이면에 가려진 내수 부진과 자영업자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시장 질서의 효율성 측면에서 볼 때, 과도한 재정 투입이 장기적인 국가 채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향후 4년의 성패는 고환율·고유가·고물가의 '3고' 현상과 K자형 양극화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부동산 가격의 안정적 관리와 청년층의 고용 시장 이탈 문제는 민생 경제의 가장 예민한 지점이다.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취임 당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보수진영 인사 기용을 넘어선 실질적인 국민 통합과 정치적 타협의 기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미국의 리더십 변화에 따른 자유주의 국제 질서의 위축은 한반도 안보에 지속적인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년간의 지속적인 대화 제의에도 불구하고 요지부동인 북한과의 관계 개선 역시 정부가 풀어야 할 난제다. 공급망 정상화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석유 관련 품목의 대체 수급선을 찾기 위한 외교적, 산업적 노력은 중단 없이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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