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전반기 임기 종료와 함께 입법부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국정 운영의 효율성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야는 내달 5일 의장단 선출에 합의했으나 지방선거 후폭풍과 법제사법위원회 등 핵심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견해차가 극명해 실제 원 구성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역대 국회 원 구성에 평균 42일이 소요된 점을 고려할 때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정상 가동은 7월 중순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입법부의 기능 정지는 국가 행정의 연속성을 저해하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지난 19일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을 선출하기로 뜻을 모았으나 정치권 안팎의 시선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6·3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정국 주도권 변화가 의장단 선출 일정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유동적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성적표에 따라 당권 향방과 원 구성 전략을 전면 재수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의 임기가 내달 16일 종료되는 점도 여당의 협상 동력을 약화시키는 변수로 작용하다. 선거 결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내홍 수습을 이유로 의장단 선출이 뒤로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회법에 따른 본회의 사회권이 여당 중진에게 있다는 점은 의장단 구성의 실질적인 문턱이 되다. 현재 최다선 연장자인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사회권을 보유하고 있어 여당의 전향적인 협조 없이는 안건 상정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이는 원 구성 협상이 단순한 여야 합의를 넘어 당내 사정과 법적 절차의 복합적인 결합임을 시사하다.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의 최대 쟁점은 법안 통과의 최종 관문인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직 사수 여부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직을 다수당인 여당이 가져가는 만큼 견제와 균형을 위해 법사위는 제1야당 몫이라는 전통적 논리를 고수하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의장과 법사위원장을 전통대로 1당과 2당이 나눠서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야당의 양보를 압박하다.
더불어민주당은 형사소송법 개정 등 핵심 입법 과제 완수를 위해 법사위원장 자리를 절대 내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내어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배수의 진을 치다. 이는 후반기 국회에서 추진할 검찰 개혁 등 당론 입법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되다.
경제 부처를 소관하는 재정경제기획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위원장직을 둘러싼 여야의 수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되다. 민주당은 전반기 야당이 맡았던 경제 상임위를 여당이 책임져야 입법 차질을 막을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우다. 이는 야당이 위원장을 맡으면서 주요 경제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는 여권 내부의 불만을 반영한 결과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월 "정무위가 자본시장법 등을 개정해야 하는데 야당 위원장이라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여당의 상임위 확보 필요성을 직접 강조한 바 있다. 정부는 시장 질서 확립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다. 효율적인 국정 수행을 위해서는 경제 관련 상임위의 여당 배정이 필수적이라는 논리다.
국민의힘은 후반기에도 경제 및 외교·안보 부처를 중심으로 최소 7개의 위원장직을 야당이 맡아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다. 이는 정부 정책에 대한 야당의 비판적 기능을 보장함과 동시에 책임 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판단이다. 여당은 민주당의 상임위 전량 확보 가능성을 경계하며 의회 민주주의의 원칙 준수를 요구하다.
원 구성 협상이 공전을 거듭할 경우 13대 국회 이후 반복된 '늑장 개원'의 폐단이 재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통계적으로 원 구성 완료까지 평균 42일이 소요됐으며 14대 국회 전반기에는 무려 125일간 입법 마비 상태가 지속되기도 했다. 이러한 관행적 지연은 법치주의의 근간인 입법 프로세스를 무력화하고 국정 동력을 상실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다.
일각에서는 여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점하여 국정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제기되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후반기 원 구성에 있어서 위원장은 일하는 우리 민주당이 100% 맡아서 책임지고 하겠다"고 언급하며 협상 우위를 점하려 하다. 실제 2020년 21대 국회 당시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했던 전례가 있어 독식 프레임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다.
정치권 관계자는 "상임위 배분이 정쟁의 도구로 전락할 경우 민생 입법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다. 한병도 원내대표 역시 "상임위를 정쟁의 도구로 활용한다면 야당과의 배분이 의미가 없다"고 밝히며 협상의 전제 조건을 명확히 하다. 이는 향후 원 구성 협상이 명분과 실리를 둘러싼 극심한 진통을 겪을 것임을 암시하다.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여야가 정략적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법치와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합의에 조속히 나서야 하다. 대미투자특별법 특위 구성 합의와 같은 초당적 협력 사례를 원 구성 전반으로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 입법 공백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치권의 결단이 시급한 시점이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