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산업재해 사망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7.5% 감소하며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노동계 숙원인 노란봉투법 시행과 노동자의 날 법정공휴일 지정 등 친노동 행보가 가시적 성과를 냈으나, 연금과 교육 등 핵심 구조개혁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강력한 제재를 통해 산업 현장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으나 미래 세대를 위한 제도적 결단은 과제로 남았다.
산재 사망자 감소는 정부가 출범 직후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이 거둔 실질적인 지표상의 성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113명으로 집계되어 1년 전 137명과 비교해 24명이 줄어든 결과가 도출되었다. 이는 2022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1분기 기준으로 가장 적은 사고사망자 수이며 정부의 초강력 제재 정책이 현장에 투영된 결과다.
이재명 대통령은 산재 예방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부처 장관에게 직을 걸 것을 요구하며 강력한 집행 의지를 피력해 왔다. 정부는 연간 3명 이상의 산재가 발생한 법인에 대해 영업이익의 5% 이내 또는 하한액 3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하였다.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건설사에 대해서는 등록말소 처분이라는 고강도 규제 카드를 꺼내 들어 기업의 안전 관리 책임을 시장 질서의 핵심 가치로 격상시켰다.
노동자의 권익 향상을 위한 상징적 조치와 법적 토대 마련도 정부 주도하에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근로자의 날은 63년 만에 노동자의 날로 명칭이 변경되었으며 법정공휴일로 지정되어 노동의 사회적 가치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 두 차례나 거부권에 막혔던 노란봉투법은 현 정부에서 전격 시행되어 원청 기업이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하도록 하는 법적 의무를 부여했다.
경영계는 처벌 위주의 정책이 기업 경영을 근본적으로 제약하고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 초기 하청기업의 원청 교섭 요구가 1천 건을 넘어서면서 산업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다만 정부는 교섭 요구의 증가 속도가 점차 둔화하고 있으며 제도가 단계적으로 안착하는 과정에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 등 대형 사업장에서 불거진 이익 배분 문제는 우리 사회에 새로운 갈등 관리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정년 연장 문제는 임금체계 개편과 재고용 방식 도입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입법이 당초 계획보다 6개월 이상 지연되고 있다. 노동계는 고령화 사회 대응을 위해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고 있으나 지방선거 등 정치적 일정과 맞물려 논의의 진전이 더딘 상황이다.
노동 분야의 가시적 성과와 달리 연금과 교육 개혁은 국민적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민연금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모수 개혁은 일부 논의되었으나 기초연금과 퇴직연금을 통합하는 근본적인 구조개혁은 여전히 산적한 과제로 남아 있다. 교육 분야 역시 고교학점제 안정화와 교권 보호 방안 마련에 그쳤을 뿐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교육 전반의 개혁 논의는 실종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한 지역의사제 도입은 공공 의료 강화와 사회적 효율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2027학년도 의과대학 신입생부터 적용되는 이 제도는 지방 필수 의료 인력을 10년간 의무 복무하게 함으로써 수도권 쏠림 현상을 완화할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산재 사망자 비율을 OECD 평균인 1만 명당 0.29명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확고히 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산업계의 우려와 달리 원청이 실제로 상대해야 할 하청 기업은 사업장당 2~3곳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도적 안착을 통해 노사 관계의 새로운 질서를 확립하고 산업 현장의 무결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성과가 뚜렷한 노동 정책의 동력을 바탕으로 정체된 타 분야 개혁을 추진할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향후 정부는 정년 연장 입법과 연금 구조개혁이라는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중대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시장 질서의 효율성과 노동자의 생명권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차기 국정 운영의 성패는 지지부진한 교육 및 연금 개혁의 속도감 있는 추진과 사회적 합의 도출 여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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