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응급실 '뺑뺑이' 해소책 실효성 입증…중증환자 사망 줄고 수용률 31% 급증

이겨례 기자
응급실 '뺑뺑이' 해소책 실효성 입증…중증환자 사망 줄고 수용률 31% 급증
©연합뉴스

 

정부가 응급실 수용 거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이 중증환자 사망률을 낮추고 병원 수용률을 30% 이상 끌어올리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광주와 전라권역에서 실시된 이번 사업을 통해 1~2등급 중증환자의 일평균 수용 인원은 전년 대비 11.2명 늘어났으며, 1등급 중증 사망 사례는 일평균 1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는 9월까지 해당 모델을 전국으로 확대 적용하여 국가 응급의료 체계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가 주도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이 지난 3개월간의 운영을 통해 응급실 '뺑뺑이'로 불리는 수용 거부 문제를 완화하는 실질적인 지표를 산출하였다. 광주시와 전남도, 전북특별자치도 등 호남권 전역에서 실시된 이번 사업은 중증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대형 병원의 환자 수용 능력을 최적화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사업 종료 시점인 현재, 정부는 호남권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의료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한 전국 단위의 제도 정착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통계 수치는 이번 시범사업이 응급의료 현장의 고질적인 병목 현상을 상당 부분 해소했음을 증명한다. 사업 2개월 차인 지난 4월 기준 광주·전라 권역의 프리-케이타스(pre-KTAS) 1등급 중증환자 사망 사례는 일평균 6.6명으로, 전년 동기 7.6명 대비 1명이 줄어들었다. 이는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이 실제 인명 구조 현장에서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음을 시사하는 지표로 풀이된다.

상급 의료기관인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중증환자 수용 능력 또한 시장의 효율성 원칙에 따라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1~2등급 중증환자의 일평균 수용 인원은 46.8명으로 조사되었으며, 이는 지난해 기록한 35.6명보다 약 31.5% 증가한 수치다. 절대적인 수치로는 하루 평균 11.2명의 중증환자가 과거보다 신속하게 적정 의료기관으로 분산 배치되어 치료를 받은 셈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의 핵심 성공 요인으로 응급환자 등급에 따른 명확한 책임 분산과 광역 단위의 유기적인 협조 체계를 꼽는다. 총 5단계로 분류되는 환자 등급 중 중증의 경우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 이송 병원을 직접 결정하도록 하여 현장의 혼선을 줄였다. 반면 경증 환자는 119구급대가 현장 판단에 따라 책임지고 이송함으로써 의료 자원의 낭비를 방지하고 중증 환자 처치에 역량을 집중하도록 유도하였다.

실제 현장에서는 광역 경계를 넘나드는 신속한 이송 사례가 보고되며 제도적 유연성의 가치를 입증하였다.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농기계 사고 중증외상 환자가 광주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1차 처치를 마친 뒤, 충남 천안의 최종치료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광역 간 연계 시스템은 지역별 의료 자원의 불균형을 극복하고 환자에게 최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치 기반의 행정 효율성을 보여준다.

보건복지부는 호남권의 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9월까지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모델을 전국으로 확대하여 의료 공백 최소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산악 지형이 많은 강원도와 도서 지역인 제주도, 그리고 서부권 의료 자원이 취약한 경남 등 각 권역의 지리적·사회적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침을 마련 중이다. 특히 섬마을이 많고 광주 의료 자원 의존도가 높은 호남권의 특수성을 고려한 운영 경험은 향후 전국 확대의 중요한 표준이 될 전망이다.

다만 수치상의 성과와는 대조적으로 의료 현장 일선에서는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산하 젊은의사정책연구원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가 이번 시범사업에 대해 10점 만점에 3점 이하의 낮은 점수를 부여하였다. 이는 행정적 지표 개선이 실제 의료진이 체감하는 업무 강도나 환경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다.

현장 의료진이 느끼는 가장 큰 심리적·물리적 장벽은 이송 과정 및 수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책임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 조사 대상 의료진의 82%는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을 시범사업의 가장 큰 결점으로 지목하며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을 촉구하였다. 이는 응급실 뺑뺑이 방지 대책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법적 권익 보호와 면책 범위 설정이 병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정부는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여 전국 확대 시행 전까지 세부 지침을 정교하게 다듬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통합특별시로 출범 예정인 광주와 전남 등 시범사업 수행 지자체는 지난 3개월의 성과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7월까지 지침을 정비하고 9월 내 전국 실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국가 응급의료 시스템의 질적 도약을 위해 행정적 효율성과 의료진의 법적 안정성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향후 과제라고 분석한다.

결국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의 성공적인 전국 안착은 데이터로 증명된 효율성을 법적·제도적 무결성으로 뒷받침하는 데 달려 있다. 정부는 향후 응급환자 재이송 건수와 현장 체류 시간 등 정밀한 통계 분석을 추가로 진행하여 정책의 신뢰도를 높일 방침이다. 시장 질서에 부합하는 의료 자원의 적기 배분과 책임 있는 행정이 결합할 때, 국민의 생명권 보호라는 헌법적 가치가 비로소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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