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섬유 제조업체 대표가 외국인 노동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구속 위기에 처하며 사업장 내 인권 유린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수사당국은 최근 3년간 7차례에 걸쳐 노동자 4명을 가해한 행위가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하고 일반 폭행죄보다 처벌 수위가 높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폭행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는 산업 현장의 질서를 파괴하고 법치를 훼손한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 서부경찰서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천북부지청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폭행 및 재물손괴 등 혐의로 섬유 제조업체 대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A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다수의 외국인 노동자를 상대로 지속적인 폭력을 행사해온 사실이 드러난 데 따른 법적 대응이다. 검찰은 경찰과 노동 당국이 공동으로 신청한 사전 구속영장을 검토한 뒤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며 사법 처리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A씨의 범행은 지난 2023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1년 넘는 기간 동안 인천시 서구 가좌동 소재 섬유 공장 등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조사 결과 A씨는 방글라데시 국적의 노동자 4명을 상대로 총 7차례에 걸쳐 신체적 가해를 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주로 생산 현장에서 업무 지시를 받는 과정에서 무차별적인 폭행에 노출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를 겪었다.
사회적 공분의 도화선이 된 것은 지난 4월 24일 공장 내부에서 촬영된 20대 노동자 B씨 폭행 영상이 언론과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면서부터다. 해당 영상 속에서 A씨는 피해자에게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고성을 지르며 수차례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는 등 위력적인 폭력을 행사했다. 영상이 확산되자 노동 당국은 즉각 해당 사업장에 대한 특별감독에 착수하여 추가 범행 사실을 밝혀내는 데 주력했다.
A씨는 폭행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공장 내 기물을 파손하는 등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피해자들이 외국인 노동자라는 신분적 취약성을 악용해 상습적인 가해를 이어온 것으로 파악된다. 수사 관계자는 "사업장 내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근로자의 신체적 자유를 구속하는 행위는 시장 경제의 근간인 근로 계약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노동 당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형법상 일반 폭행죄가 아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폭행 혐의를 적용하여 처벌의 실효성을 높였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어떠한 이유로도 근로자를 폭행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그치는 일반 폭행죄와 비교했을 때 처벌 강도가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법리 적용은 사업장 내에서 발생하는 폭력이 단순한 개인 간의 갈등이 아니라 고용 관계라는 특수성 속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라는 판단에 근거한다. 근로기준법 제8조는 '사용자는 사고의 발생 기타 어떠한 이유로도 근로자를 폭행하지 못한다'고 명시하며 근로자의 인격권을 두텁게 보호하고 있다. 당국은 A씨의 행위가 이러한 법적 보호 장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 보고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경찰과 노동청은 지난달 29일 사전 구속영장을 공동으로 신청하며 수사 공조 체제를 공고히 했다. 이는 민생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과 노동 현장의 전문성을 가진 고용노동청이 협력하여 기업주의 불법 행위에 공동 대응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검찰 역시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의 우려 등을 고려하여 법원에 신속하게 영장을 청구하며 사법 정의 실현에 뜻을 같이했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인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4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법원은 A씨의 범죄 혐의가 소명되는지 여부와 도주 우려 및 증거 인멸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구속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번 심사 결과는 향후 외국인 노동자 보호 정책과 사업장 내 폭력 근절을 위한 사법부의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과 과잉 수사 여부를 신중히 살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구속 수사는 헌법상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최소한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객관적인 증거와 법리에 근거한 판단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명확한 영상 증거가 존재하고 피해자가 다수라는 점에서 사법 당국의 구속 수사 의지는 매우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국인 근로자 고용 사업장에 대한 관리 감독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법치 국가에서 폭력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특히 경제 활동의 주체인 노동자에 대한 가해는 엄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향후 정부는 산업 현장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상습 위반 사업주에 대한 명단 공개 등 강력한 후속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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