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참이슬마저 15.7도…'10분기 연속 급감' 주류 시장 위기론

고진아 기자

하이트진로 '참이슬 후레쉬'가 2026년 6월 2일, 알코올 도수를 16도에서 15.7도로 전격 인하하며 약 2년 4개월 만에 주질을 리뉴얼했다. 이는 단순한 제품 변화를 넘어, 10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 국내 주류 소비 시장의 위기감이 반영된 업계의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국민 소주'로 불리는 참이슬 후레쉬의 이번 도수 조정은 주류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새롭게 바뀐 15.7도의 참이슬 후레쉬는 이달 중순부터 전국 유통 채널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리뉴얼 배경에 대해 「시장 전반에 확산하는 저도화 트렌드와 깨끗한 음용감을 선호하는 소비자 수요를 적극 반영한 것」이라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는 단순히 주질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변화하는 소비자 입맛과 음주 문화에 발맞추려는 기업의 고심이 담긴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선두 기업인 하이트진로의 이 같은 결정이 최근 국내 주류 소비 시장 전반의 심각한 위축 현상과 더욱 깊은 연관이 있다고 분석한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 건강 중시 트렌드 확산, 그리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음주 문화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술 소비 자체가 구조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때 '불황에도 끄떡없다'고 여겨지던 주류 시장이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참이슬마저 15.7도…'10분기 연속 급감' 주류 시장 위기론
[사진=연합뉴스]

국가데이터처 통계는 이러한 위기감을 객관적이고 충격적인 수치로 증명한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의 가계동향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주류 실질 소비 지출은 1만3천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무려 9.0% 감소한 수치다. 더욱이 이 감소 폭은 2019년 분기 통계 재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큰 규모로, 국내 가계의 술 지출이 얼마나 급격하게 줄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주류 실질 소비 지출이 2023년 4분기부터 무려 10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왔다는 사실은 국내 주류 시장이 단순한 일시적 부진을 넘어선 심각한 구조적 침체에 직면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이처럼 장기적인 소비 감소 추세는 주류 업계 전체에 비상등을 켰다는 평가다.

'국민 소주'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 인하는 단순한 제품 변화를 넘어, 국내 주류 시장의 '저도화' 트렌드를 가속화하는 중요한 신호탄이자 위축된 시장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어떤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읽힌다. 이미 많은 주류 기업들이 저도주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거나 기존 제품의 도수를 낮추는 등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하이트진로의 결정은 다른 경쟁사들에게도 유사한 전략적 움직임을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술 소비 감소 추세가 예측 불가능한 수준으로 심화되는 가운데, 하이트진로의 이번 과감한 결정이 주류 시장 전반에 어떤 파급 효과를 가져올지, 그리고 다른 주류 기업들에게 어떤 전략적 방향을 제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비자들의 변화된 선호와 위축된 시장 현실 속에서 주류 기업들이 단순한 제품 리뉴얼을 넘어 어떤 혁신적인 전략과 마케팅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할지, 앞으로 국내 주류 시장의 변화 방향에 대한 깊은 고민과 면밀한 분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참이슬마저#분기#연속#급감#주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