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제주 첫 민선 여성교육감 고의숙 당선, 4년 만에 진보 체제로 교육 지형 재편

음영태 기자
제주 첫 민선 여성교육감 고의숙 당선, 4년 만에 진보 체제로 교육 지형 재편
©연합뉴스

 

57세의 고의숙 당선인이 현역 교육감을 꺾고 제주 교육 역사상 최초의 민선 여성 교육감 자리에 올랐다. 초등교사와 장학사를 거친 교육 전문가로서 '한 아이도 놓치지 않는 교육'을 기치로 내걸어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번 당선으로 제주 교육 행정은 4년 만에 보수에서 진보 성향으로의 대대적인 정책 전환을 맞이하게 되었다.

고의숙 후보가 현직 교육감의 견고한 아성을 무너뜨리고 제주 교육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출되며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 6·3 지방선거 결과 고 당선인은 제주 첫 민선 여성 교육감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교육계의 유리천장을 깨뜨리는 데 성공하였다. 이는 과거 관선 시절 최정숙 초대 교육감 이후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이나, 도민들이 직접 뽑은 민선 교육감으로는 최초의 사례로 기록된다.

초등교사 출신인 고 당선인은 보목초와 함덕초 등 도내 10여 개 학교에서 30년 가까이 현장 실무를 익힌 정통 교육 전문가이다. 그는 서귀중앙초, 수산초, 영평초, 제주중앙초, 광양초를 거쳐 이도초 등에서 근무하며 초등 교육의 기틀을 닦았고 남광초등학교 교감을 역임하며 행정력까지 겸비하였다. 이러한 현장 중심의 경력은 선거 과정에서 학부모와 교육 관계자들의 신뢰를 얻는 핵심 자산이 되었다.

제주도교육청 장학사 시절에는 제주형 자율학교인 다혼디 배움학교의 정착을 주도하며 혁신 교육의 가능성을 증명하였다. 교육 선진국인 핀란드 교육연구소 파견 근무를 통해 선진 교육 시스템을 체득하고 이를 제주 실정에 맞게 이식하려는 노력을 지속하였다. 2022년에는 제주도의회 첫 여성 교육의원으로 당선되어 입법 활동을 통해 교육 정책의 제도화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의정 활동 기간 동안 고 당선인은 기초학력 보장제도와 비정규학교 청소년 급식비 지원 등 소외된 계층을 위한 정책 마련에 주력하였다. 학생 영양 및 식생활 교육 활성화를 위한 조례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실질적인 교육 복지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그는 김광수 교육감 체제의 정책을 날카롭게 견제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야권 교육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이번 선거에서 제시한 5대 공약은 학생 개개인에게 집중하는 초개별화 맞춤형 책임 교육을 최우선으로 한다. 등하굣길 안전을 위한 안전 택시 운영과 교사의 행정 업무 제로화를 통한 수업권 보장은 교육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IB 교육의 내실화와 한국형 IB인 KB로의 전환, 4·3 평화 인권 교육 활성화 등 진보적 가치를 담은 정책들이 대거 포함되었다.

정치적 성향 면에서 고 당선인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활동 이력을 보유한 선명한 민주진보 진영의 후보로 분류된다. 선거 초반 여론조사에서는 열세를 보였으나 막판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인 끝에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진보 교육의 귀환을 알렸다. 고 당선인은 당선 확정 직후 "한 아이 한 아이가 주인공인 제주 교육을 만들고, 일 잘하는 청렴한 교육감이 되겠다"며 강력한 개혁 의지를 표명하였다.

제주교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그는 학창 시절부터 교육 자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지녀온 인물이다. 제주교대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며 이론적 토대를 쌓았고, 남편인 강경식 전 제주도의원과 함께 지역 사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해 왔다. 슬하에 2남을 둔 어머니이자 교육자로서의 균형 잡힌 시각이 정책에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다만 급격한 정책 변화에 따른 교육 현장의 혼란과 보수 진영과의 갈등 조율은 고 당선인이 직면한 주요 과제이다. 진보적 색채가 강한 4·3 교육이나 민주시민 교육 강화 정책이 기존 교육 체계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약 5퍼센트 내외로 존재한다. 안정적인 교육 행정을 위해서는 반대 세력과의 소통을 통해 정책적 합의점을 찾아가는 정치적 역량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제주 교육의 수장이 보수에서 진보로 교체됨에 따라 향후 4년간 제주 교육의 패러다임은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고 당선인이 강조한 청렴과 효율성이 교육 행정 전반에 어떻게 투영될지 도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변화를 선택한 제주 교육이 실질적인 공약 이행을 통해 공교육의 질적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가 향후 고 당선인 체제의 성패를 가를 가늠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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