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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한국 FTA: 20년 통상협정 개정, 공급망 위기 속 중견국 연대 ... 정치적 상징성 부각

음영태 기자
스위스 한국 FTA: 20년 통상협정 개정, 공급망 위기 속 중견국 연대 ... 정치적 상징성 부각
©연합뉴스 제공

 

스위스가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논의를 추진 중이다.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 증가와 공급망 재편 움직임 속에, 20년 전 체결된 현 FTA를 고도화하여 유사 입장국 간 연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경제적 이익을 넘어선 정치적,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 20년 맞은 한-EFTA FTA, 통상 환경 변화에 직면

한국은 2006년 스위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리히텐슈타인 등 비유럽연합(EU) 4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 FTA를 발효하며 자유무역 관계를 맺었다. 스위스 경제국(SECO) 나탈리 라스트 아시아·오세아니아 경제관계 국장은 지난 3월 25일 스위스 베른에서 "무역 파트너와 안정적이고 견고한 경제 관계 유지가 더는 당연하지 않다"며, "규칙에 기반을 둔 투명하고 장벽 없는 자유무역은 정치적, 상징적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헬레네 부드리거-아르티다 경제차관 역시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해 FTA 개정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체결된 지 20년이 된 이 협정은 급변하는 세계 경제 상황과 새로운 무역 장벽 도입 등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무역과 핀테크 등 2006년 당시에는 예측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산업 분야들이 현재는 글로벌 무역 경쟁의 핵심 의제로 부상하면서, 협정의 현대화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 지정학적 위기 속 공급망 안정 및 중견국 협력 강화

스위스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전쟁 위협, 중동 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인한 공급망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기존 FTA 관계를 재정립하고 유사 입장국 간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스위스는 지난해 7월 당시 카린 켈러주터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무역수지를 설명했다가 39%의 고율 관세 폭탄을 맞고, 약 3개월간의 협상 끝에 2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 등을 약속하며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고충을 겪은 바 있다. 한국 또한 트럼프 행정부와의 통상 협상에서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지만, 안보 분야 협의는 아직 본격화되지 못한 상황이다.

스위스는 이처럼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고 국제 무역 환경 변화에 민감하며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과 스위스가 유사 입장 중견국으로서 협력할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이는 양국이 자유무역 체제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공유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경제 안보를 강화하려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 외교부의 마르쿠스 라이트너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스위스가 다양한 영역에서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 아시아 G20 전략 중심의 파트너십 확장

스위스의 대아시아 전략은 2025년부터 기존의 '중국 전략'에서 한국 등 아시아 내 주요 20개국(G20)을 포괄하는 '아시아 G20 전략'으로 전환되었다. 이 전략은 공급망 다변화와 과학 협력을 포함한 정책 측면의 다변화 일환이며, 스위스 정부는 한국을 "매우 신뢰할 수 있고 생각이 비슷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 구체적인 FTA 개정 내용은 협상이 시작되지 않아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양국은 공동위원회를 열어 각국에 중요한 요소를 정의해 나갈 예정이다. 이러한 협의를 통해 양국 간 무역 및 투자 기회가 더욱 확대되고, 변화하는 세계 경제 질서 속에서 중견국들의 역할과 연대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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