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위기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정부가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국가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공공 연구 데이터의 인공지능 자산화와 전략적 연구개발 투자 혁신을 통해 대외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경제 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고 장기화 국면에 접어듦에 따라 글로벌 에너지 수급 체계와 공급망의 취약성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대외적 불확실성은 단순히 자원 확보의 어려움을 넘어 국가 경제 전반의 생산성과 성장 잠재력을 저해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부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국가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과학기술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관련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2026년 4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이번 간담회는 이러한 배경 아래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실효성 있는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 자리에서 우리 경제가 대외 환경의 거센 변화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중심의 혁신이 필수적임을 역설했다. 특히 에너지 안보 확립은 국가 생존과 직결된 과제인 만큼 과학기술을 통한 효율적인 대응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과 에너지 안보 전략
기술 패권 경쟁이 국가 간의 전방위적 생존 전략으로 확대되면서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 확보는 안보의 핵심 축이 되었다. 중동 전쟁의 여파로 인한 유가 변동성과 공급망 교란은 국내 산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위험 요소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에너지 위기 대응이 일시적인 수급 조절에 그쳐선 안 되며, 근본적인 기술 혁신을 통한 에너지 자립도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정부는 그간 대외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우리 경제의 회복력을 높이기 위한 과학기술 기반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차세대 에너지원 개발과 에너지 효율 극대화 기술은 이러한 혁신 정책의 핵심을 이룬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기존 정책의 성과를 점검하는 동시에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발맞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 전략적 R&D 투자와 연구개발 혁신 체계 구축
글로벌 기술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동력으로는 전략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이를 뒷받침할 혁신 체계 구축이 꼽혔다. 이경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과 윤의준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현재의 연구개발 체계가 지닌 한계를 극복하고 성과 중심의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이는 파편화된 예산 집행 구조를 개선하고 국가 전략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의미한다.
혁신적인 R&D 체계는 민간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공공의 안정적인 인프라가 결합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홍성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구개발 혁신이 단기적인 경제적 성과에만 매몰되지 않고 국가의 장기적인 기술 주권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자들이 실패의 두려움 없이 도전적인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망과 유연한 연구 환경이 필수적이다.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R&D 투자의 전략적 가치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첨단 전략 기술의 확보 여부가 국가의 협상력과 위상을 결정하는 시대인 만큼, 정부는 핵심 기술 자립을 위한 연구개발에 전폭적인 지원을 지속할 방침이다. 특히 기초 과학 연구부터 상용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끊김 없는 지원 체계를 구축하여 연구 성과가 실제 산업 현장의 경쟁력으로 전이될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 마련에 집중할 예정이다.
▲ 공공 데이터 AI 자산화 및 에너지 자급률 제고 방안
디지털 전환 시대의 핵심 자산인 데이터를 활용한 혁신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되었다.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공공 영역에서 생산되는 방대한 연구개발 데이터를 인공지능(AI)이 즉각적으로 학습하고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자산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데이터의 단순 축적을 넘어 AI 분석을 통한 새로운 기술 발견과 실험 공정의 획기적 단축을 가능케 하는 전략이다. 공공 R&D 데이터의 자산화는 향후 한국형 AI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기초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 자급률 제고는 이번 간담회에서 도출된 또 하나의 중대한 결론이다. 참석자들은 국가 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이용 가능한 모든 에너지원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배분·활용하는 중장기 비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는 신재생 에너지, 수소 에너지, 차세대 원자력 등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여 특정 외부 요인에 의한 에너지 공급 중단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포석이다.
결국 과학기술 혁신과 에너지 안보 강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은 과학기술 기반의 산업 활동을 뒷받침하는 근간이며, 과학기술의 진보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새로운 에너지원을 창출하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논의된 전문가들의 제언을 바탕으로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을 동시에 견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 이행 로드맵을 수립하고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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