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수 인재의 공직 진출을 위해 자격증 취득 이전의 실무 경력을 최대 절반까지 인정하고, 자립준비청년의 9급 공채 응시 기회를 대폭 확대한다. 인사혁신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무원임용시험령 및 관련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며 공직 사회의 개방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등 급변하는 기술 분야의 채용 경력 요건도 기존 3년에서 최대 1년까지 단축된다.
정부는 우수 민간 인재의 공직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경력 채용의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제도 개선에 착수한다. 인사혁신처는 경력 채용 시 자격증 취득 이전의 실무 경력을 50% 범위에서 인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공무원임용시험령 개정안과 연구직 및 지도직 공무원 임용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조치는 실질적인 업무 역량을 갖춘 인재들이 자격증 취득 시점이라는 형식적 요건에 묶여 공직 진출이 가로막히는 불합리함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기존 공무원 경력 경쟁 채용 체계에서는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의 경력만을 유효한 경력으로 인정해 왔다. 이로 인해 민간에서 풍부한 현장 경험을 쌓았더라도 자격증 취득이 늦어진 경우 해당 기간의 전문성을 온전히 평가받지 못하는 한계가 존재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자격증 취득 전 쌓은 실무 경험도 절반의 가치를 인정받아 응시 자격 충족과 호봉 산정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 분야의 인재 확보를 위해 채용 요건도 대폭 완화된다.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특수 분야의 경우 기존 3년 이상으로 설정된 필요 경력 기간을 1년 범위 내에서 단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는 민간의 핵심 인재들이 공직으로 자리를 옮길 때 소요되는 시간적 기회비용을 줄여 공공 부문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학위 취득 예정자들에 대한 응시 기회 부여 역시 공직 채용의 유연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기존에는 최종 시험일까지 학위를 완전히 취득해야 응시가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임용 예정일 기준으로 학위 취득이 가능하면 경력 채용에 응시할 수 있다. 졸업과 동시에 공직 임용이 가능해짐에 따라 우수한 청년 인재들의 경력 단절 없는 공직 진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직 진출 기회 확대는 이번 개정안의 또 다른 중점 과제다. 9급 공채 저소득층 구분모집 대상에 보호기간 연장 청년과 자립준비청년을 새롭게 포함하여 경제적 자립을 지원한다. 취약한 환경에 놓인 청년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공직이라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취지다.
정부 부처가 독자적으로 실시하는 경력 채용 과정에서의 객관성과 공정성도 한층 강화될 예정이다. 각 부처는 자체 경력 채용 시험에서 공직적격성평가(PSAT) 성적을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채용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수험생들에게는 시험 준비의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공직 내부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승진 제도 개선안도 이번 개정안에 포함되었다. 우수한 역량을 검증받은 6급 공무원이 5급으로 특별승진할 수 있도록 역량 기반의 공개경쟁 승진시험 대상과 방법을 구체화했다. 성과 중심의 인사 행정을 확립하여 묵임을 다하는 공무원들이 상위 직급으로 도약할 수 있는 사다리를 보강한 것이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형식적인 요건보다는 실질적인 직무 역량을 우선시하는 채용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민간의 우수한 전문 인력이 공직에 원활히 유입되어 행정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공직 사회의 폐쇄성을 극복하고 시장의 효율성을 공공 부문에 도입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력 인정 범위 확대가 기존 공무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자격증 취득 전 경력을 수치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검증의 객관성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력 확인 절차를 엄격히 운영하고 투명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개정안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법치 행정의 원칙 아래 효율적인 인재 채용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정부의 시도가 공직 시장의 질서를 어떻게 재편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한 제도적 보완은 향후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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