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39개국 1,400곳 보훈사적지 보존, 코트라 글로벌 네트워크가 전담한다

음영태 기자
39개국 1,400곳 보훈사적지 보존, 코트라 글로벌 네트워크가 전담한다
©연합뉴스

 

국가보훈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전 세계 39개국에 흩어진 1,400여 곳의 국외 보훈사적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양 기관은 13일 서울지방보훈청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보훈부의 행정력 한계를 코트라의 방대한 해외 조직망으로 보완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협력은 보훈 사적지의 보존을 넘어 현지 비즈니스 환경 개선과 수출 경쟁력 강화라는 경제적 효과까지 겨냥하고 있다.

국가보훈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전 세계 39개국에 달하는 국외 보훈사적지 1,400여 곳의 보존관리와 활성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 양 기관은 13일 서울지방보훈청 박정모홀에서 '국외 보훈사적지의 보존관리 및 활성화'를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협력에 나섰다. 이번 협약은 정부의 보훈 관리 역량과 공공기관의 해외 네트워크를 결합하여 국외 사적지 관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외 보훈사적지 관리에 따르는 인력 및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이번 협약의 핵심적인 배경이다. 현재 보훈부는 전 세계에 산재한 사적지를 직접 관리하는 데 있어 행정적 거리와 인력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난관에 봉착해 있다. 코트라는 세계 각지에 구축된 해외무역관을 활용해 이러한 보훈부의 공백을 메우고 현장 중심의 상시 관리 체계를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협력이 우리 기업에 우호적인 현지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외 보훈사적지는 단순한 역사적 장소를 넘어 해당 국가와 한국 사이의 유대 관계를 상징하는 외교적 자산이다.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현지에 홍보함으로써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을 돕는 유무형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코트라는 세계 각지의 해외무역관 인프라를 가동하여 국외 보훈사적지의 보존 상태를 점검하고 활성화 사업을 지원한다. 정부의 보훈 관련 주요 정책과 사업을 현지 사회에 전파하는 가교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해외 현지인들에게 한국의 역사를 알리고 국가 간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보훈부는 코트라 해외무역관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관리와 홍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정밀한 정보를 제공한다. 1,400여 곳에 이르는 사적지의 위치, 역사적 가치, 관리 지침 등을 데이터화하여 코트라와 공유할 예정이다. 전문적인 보훈 지식을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은 해외무역관의 관리 활동에 객관성과 신뢰성을 더하는 밑거름이 된다.

실무 차원의 이행을 위해 코트라 사내 봉사단인 '레프트핸즈'는 오는 1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한다. 봉사단원들은 묘역 정화 활동을 통해 보훈의 가치를 직접 실천하며 양 기관 협력의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협약을 넘어 임직원들이 보훈 정신을 내재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는 보훈부가 코트라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 강연을 진행한다. 강연은 보훈의 의미와 역사를 되새기고 국외 사적지 관리의 중요성을 교육하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현장 실무자들이 보훈 사업의 숭고한 취지를 이해함으로써 업무의 몰입도와 전문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일각에서는 코트라 본연의 임무인 수출 지원과 투자 유치 기능이 보훈 업무 추가로 인해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해외무역관의 한정된 자원이 비경제적 영역에 투입될 경우 기존 기업 지원 서비스의 질적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양 기관은 업무 효율화를 통해 기존 기능과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강경성 코트라 사장은 "해외 조직망을 활용해 국외 보훈사적지 활성화를 지원하고 국가 간 형성된 유대 관계가 해외 기업과의 파트너십 강화와 수출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보훈 사적지 관리가 단순한 유지 보수를 넘어 국가 경제 영토 확장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양 기관은 국외 보훈사적지를 매개로 한 국가 간 유대 관계를 더욱 공고히 다져나갈 전망이다. 잘 관리된 사적지는 현지 한인 사회의 자긍심을 높이는 동시에 현지인들에게 한국의 뿌리를 알리는 공공외교의 거점이 된다. 보훈부와 코트라의 협력 모델이 국익 증진과 국가 정체성 확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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