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명심' 업은 조정식, 결선 없이 국회의장 후보 확정... 친명계 결집이 가른 압승

음영태 기자
'명심' 업은 조정식, 결선 없이 국회의장 후보 확정... 친명계 결집이 가른 압승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제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1차 투표 과반을 득표하며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조 의원은 박지원·김태년 의원과의 3파전에서 결선 투표 없이 승기를 잡으며 이른바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의 강력한 영향력을 입증했다. 이번 결과는 친명계 의원들과 권리당원들의 표심이 단일 대오로 결집한 결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의원 투표 80%와 권리당원 투표 20%를 합산한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승리하며 원내 제1당의 국회의장 몫을 거머쥐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다선 중진들 간의 치열한 접전으로 인해 결선 투표까지 가는 장기전을 예상했으나 조 의원은 1차 투표에서 조기에 승부를 확정 지었다. 이는 당내 주류 세력인 친명계의 지지가 분산되지 않고 조 의원에게 집중되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조 의원의 압승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두터운 신뢰 관계와 이른바 '명심'의 작동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 의원은 2022년 이 대통령이 당 대표를 지내던 시절 초대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당의 기틀을 닦은 핵심 측근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대통령 정무특보로 위촉된 사실은 당 안팎에서 이 대통령의 공식적인 선택을 받은 인물이라는 '명픽' 인증으로 통용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보여준 공개적인 지지 행보 역시 친명계 표심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이 대통령은 조 의원이 정무특보직을 내려놓을 당시 감사의 메시지를 남긴 데 이어, 경선 기간 중 조 의원을 지지하는 당원의 글을 직접 공유하기도 했다. 이러한 행보는 투표권을 가진 의원들과 권리당원들에게 명확한 정치적 신호를 전달하는 결과가 되었다.

조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자신이 이 대통령과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한 유일한 후보임을 내세우며 정체성을 선명히 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이 대통령과 매일 수시로 연락하며 호흡을 맞춰온 정무적 동반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친명계의 정서적 결집을 유도했다. 이러한 전략은 선거 막판 부동층을 흡수하고 당원들의 지지세를 굳히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과거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 당시 추미애 전 의원을 위해 후보직을 양보했던 조 의원의 행보가 동정표로 이어졌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당시 조 의원은 친명계 단일화를 위해 용퇴했으나 추 전 의원이 낙선하면서 당내에는 조 의원에 대한 일종의 부채 의식이 형성되었다. 이번 경선은 그간의 양보와 헌신에 대한 당내 보상 심리가 투표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이 사무총장으로서 지난 22대 총선의 공천 실무를 총괄하며 초선 의원들과 맺은 유대 관계도 무시할 수 없는 승인이다. 공천 과정에서 실무를 책임졌던 조 의원의 영향력은 대거 국회에 입성한 초선 의원들의 지지로 치환되며 안정적인 득표 기반이 되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사무총장과 정무특보로서 이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며 조 의원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다.

이번 경선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권리당원 투표 반영 제도는 예상보다 변별력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현역 의원들의 표심이 조 의원에게 쏠리면서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당원 투표가 전체 판세를 뒤흔들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는 민주당 내의 권력 지형이 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더욱 공고해졌음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회의장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정 계파의 압도적인 지지로 선출된 만큼 야당의 입법 독주를 제어하기보다는 당의 전략에 매몰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다. 당심이 과도하게 투영된 선거 구조가 의회 민주주의의 자율적인 조정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조정식 의원은 국회 본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 제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서 공식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조 의원은 6선 최다선 의원으로서의 경륜과 이 대통령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입법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 협치와 중립성 확보라는 국회의장의 본연의 과제를 어떻게 수행할지가 향후 조 의원의 정치적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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