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충분한 전문성과 역량 확보 없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일정 추진에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정치적 편의나 인위적 일정에 밀려 준비되지 않은 임무를 수행하게 될 가능성을 최대의 안보 위협 요소로 지목했다. 한미 군사당국 간 전작권 전환 조건을 둘러싼 시각차가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전문성 축적이 필요한 군사적 과업을 인위적인 일정에 맞춰 추진하는 행위가 한반도 안보의 핵심적 위험 요소라고 진단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미국 하와이에서 개최된 인도·태평양지상군(LANPAC) 심포지엄 기조연설을 통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시점에 쫓겨 임무를 수행하는 상황에 대한 경계심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 움직임에 대해 군사적 완성도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브런슨 사령관은 무엇이 당신을 밤잠 못 이루게 하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아직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일을 하도록 떠밀릴 가능성이라고 답하며 일정 중심의 정책 추진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전문성의 축적을 요하는 일을 일정(timelines)을 정해 추진하려 할 가능성이 나를 잠 못 들게 한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속도보다는 내실을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전작권 전환이 단순한 정치적 결단이 아닌 고도의 군사적 역량 확보가 선행되어야 하는 과제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현재 한국 정부는 조속한 전작권 전환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으나 미측은 조건 중심의 전환 원칙을 고수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달 상원 군사위원회에서도 정치적 편의가 조건을 앞지르지 않도록 계속 보장해야 한다고 발언하며 전작권 전환의 전제 조건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의 발언 역시 군사적 역량과 조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전환은 연합 방위 태세에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결과다.
유엔군사령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브런슨 사령관은 평화 유지와 더불어 전작권 전환을 위한 공간 확보라는 측면을 비중 있게 다루었다. 그는 유엔사가 외교를 위한 시간과 지속적인 대비태세 구축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핵심 기제라고 설명하며 지난 75년간의 평화 유지가 전작권 전환의 토대가 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전작권 전환이 단절적인 사건이 아니라 안정적인 평화 관리 체제 안에서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과정임을 의미한다.
주한미군의 전력 강화와 관련해서는 다영역특임단(MDTF)의 한반도 배치 필요성이 새로운 핵심 의제로 제시되었다. 다영역특임단은 공중과 지상, 해상은 물론 우주와 사이버 영역까지 아우르는 통합 전투 역량을 갖춘 미 육군의 차세대 핵심 부대다. 브런슨 사령관은 사이버전과 전자전, 정보전 및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을 결합한 이 부대가 한반도 내에서 수행할 살상 및 비살상 제압 능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현재 미 육군은 워싱턴주 1군단과 독일, 하와이에 각각 다영역특임단을 배치하여 운영 중이며 주한미군 배치는 인태 지역의 억제력을 한층 강화할 조치로 평가받는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이 역내 정비 수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한국을 권역 지속지원 거점으로 설정한 점도 기조연설의 주요 대목으로 할애했다. 그는 현대의 억제력이 참호 속의 병력만큼이나 공장의 생산 현장과 군수 지원 능력에 달려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며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재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전작권 전환 지연이 주권 확보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을 제기하며 조속한 이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그러나 안보 전문가들은 북핵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군사적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은 전환은 오히려 안보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신중론에 무게를 둔다.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은 이러한 안보 현실을 반영하여 정치적 논리보다는 군사적 전문성과 준비 태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향후 한미 양국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 충족 여부를 두고 더욱 정밀한 검증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브런슨 사령관이 강조한 전문성의 축적과 다영역 전투 역량의 확보는 향후 전작권 전환 협상 과정에서 핵심적인 평가지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미 동맹의 결속력을 유지하면서도 안정적인 지휘권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치적 일정에 얽매이지 않는 냉철한 군사적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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