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기초단체장 후보 40% 전과 보유… 12범 출마 등 공천 검증 부실 논란

음영태 기자
기초단체장 후보 40% 전과 보유… 12범 출마 등 공천 검증 부실 논란
©연합뉴스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기초단체장 후보자 10명 중 4명이 전과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 공천 검증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체 후보 579명 중 40.4%에 해당하는 234명이 과거 범죄 이력을 신고하였으며, 특정 후보의 경우 최다 12건의 전과를 보유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지방자치단체의 살림을 책임질 기초단체장 후보자들의 도덕적 결함이 심각한 수준임이 통계로 증명되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후보 등록 마감 시점을 기준으로 기초단체장 후보 579명 중 234명이 전과 기록을 신고하였다. 이는 지역 행정을 이끌 리더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후보자들의 준법정신과 자질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원내 주요 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 사이에서도 전과 보유자가 속출하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전과 기록을 보유한 후보자가 82명으로 정당 중 가장 많은 인원을 기록하였다. 국민의힘은 65명의 전과자가 후보로 등록하였으며, 무소속 후보 중에서도 55명이 범죄 이력을 가진 것으로 파악되었다.

정당별 후보 대비 전과자 비율을 살펴보면 진보 정당과 신생 정당의 수치가 특히 높게 나타났다. 진보당은 등록 후보 15명 중 11명이 전과를 보유하여 73.3%라는 압도적인 비율을 보였고, 조국혁신당은 46.1%로 그 뒤를 이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전과자 비율은 각각 37.1%와 34.7%로 집계되어 양당 모두 후보 3명 중 1명 이상이 범죄 전력을 가지고 있었다.

소속 정당이 없는 무소속 후보들의 전과 보유 비중은 정당 공천 후보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였다. 무소속 후보 103명 중 55명이 전과를 신고하여 53.3%의 비율을 기록하였는데, 이는 정당 차원의 1차 검증을 거치지 않은 후보들의 유입이 많았음을 시사한다. 정의당과 한국독립당 등 일부 소수 정당은 등록한 후보 전원이 전과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많은 전과를 신고한 인물은 전북 정읍시장 선거에 나선 무소속 김재선 후보이다. 김 후보는 총 12건의 전과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1년 무고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각각 징역 10개월과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또한 업무상 횡령과 배임수재 등 공직자의 청렴성과 직결되는 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하였다.

김 후보의 나머지 전과 역시 근로기준법 위반, 업무방해, 절도, 음주운전 등 다양한 유형의 범죄로 구성되어 자질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벌금형 선고 이력만 7건에 달하는 등 반복적인 법 위반 행태는 지역 사회의 우려를 자아내는 핵심 요인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러한 다수 전과자의 출마가 지방자치의 신뢰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울산 울주군수 선거에 출마한 진보당 강상규 후보는 총 9건의 전과를 신고하여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을 보유하였다. 강 후보는 2005년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및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후에도 특수폭행, 특수주거침입 등 강력범죄와 연계된 혐의로 다수의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전북 고창의 정원환, 전남 고흥의 최진열, 영광의 이석하 후보 등도 각각 7건의 전과를 신고하며 다수 전과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과 6건을 보유한 후보는 3명, 5건은 4명으로 집계되었으며, 4건 이상의 상습적 전과를 가진 후보만 2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전과 1건을 신고한 후보가 133명으로 가장 많았으나, 범죄의 질적 측면에서 유권자의 엄격한 잣대가 요구된다.

선거 전문가들은 정당의 공천 시스템이 당선 가능성만을 우선시하며 도덕성 검증을 소홀히 했다고 지적한다. 한 정치 전문가는 "기초단체장은 지역 주민의 삶과 직결된 행정권을 행사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전과자 비율이 40%에 육박하는 것은 정당의 직무유기다"라고 비판하였다. 특히 횡령이나 배임, 선거법 위반 등 공직 수행에 치명적인 전과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일부 후보 측은 과거의 전과가 정치적 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불가피한 결과이거나 이미 법적 처벌을 완료한 사안이라고 주장한다. 민주화 운동이나 노동 운동 과정에서의 법 위반은 일반적인 강력 범죄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이러한 소명이 음주운전이나 횡령과 같은 파렴치 범죄까지 정당화할 수는 없다는 반론이 지배적이다.

유권자들은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후보자의 상세 전과 기록과 처분 결과를 면밀히 확인해야 할 책임이 있다. 정당들이 검증 책임을 방기한 상황에서 투표를 통한 유권자의 엄중한 심판만이 지방정치의 정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향후 정치권에서는 공직 후보자의 전과 제한 기준을 강화하는 제도적 개선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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