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18개 시·군 기초단체장 선거가 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원주와 평창 등 주요 지역에서 전·현직 시장·군수 간의 숙명적인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특히 24표 차이로 승부가 갈렸던 평창과 1.81%포인트 차이의 초박빙 승부가 벌어졌던 횡성 등은 이번 선거에서도 최대 격전지로 분류된다.
강원도 내 18개 시장·군수 자리를 놓고 총 46명의 후보자가 등록을 마침에 따라 지역 정가의 선거 국면이 본격적인 혈투 체제로 전환됐다. 강원 제1의 경제 도시인 원주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구자열 후보와 국민의힘 원강수 후보가 시정 지휘권을 놓고 두 번째 정면 대결을 펼친다. 지난 제8회 지방선거 당시 원강수 후보는 53.55%인 8만 2,526표를 획득하여 46.44%에 그친 구자열 후보를 7.11%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당선된 바 있다. 이번 선거는 여론조사에서 설욕을 노리는 구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고 있으나 여전히 두터운 부동층의 향배가 최종 승패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평창군수 선거는 민주당 한왕기 전 군수와 국민의힘 심재국 현 군수가 세 번째로 맞붙으며 지역 선거사의 진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두 후보는 지난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단 24표 차이, 득표율 0.09%포인트라는 극미한 격차로 승부가 갈리는 드라마틱한 상황을 연출했다. 이후 2022년 선거에서는 심 군수가 59.09%를 득표하며 39.13%에 머문 한 전 군수를 19.96%포인트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리며 설욕에 성공했다. 이번 세 번째 대결은 징검다리 3선을 노리는 심 군수의 수성전과 군수직 재탈환을 노리는 한 전 군수의 공성전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횡성군에서는 민주당 장신상 전 군수와 무소속 김명기 현 군수가 사실상 마지막 대결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세 번째 라이벌전을 치른다. 국민의힘 임광식 후보가 새롭게 가세하여 형식적으로는 3자 구도가 형성되었으나 지역 민심은 여전히 전·현직 군수 간의 대결에 집중되는 분위기다. 지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김명기 후보는 50.35%를 득표하여 48.54%를 얻은 장신상 후보를 단 490표 차이로 누르고 신승을 거두었다. 이달 초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는 오차범위 안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이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 정국을 형성하고 있다.
속초시장 선거 역시 민주당 김철수 후보와 국민의힘 이병선 후보 간의 전·현직 리턴매치가 지역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병선 후보는 제6회와 제8회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징검다리 시장직을 수행해 온 인물로 이번에 재선 수성에 나선다. 김철수 후보는 2018년 제7회 선거에서 이 후보를 꺾고 시장에 등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탈환을 노리고 있다. 두 후보는 속초 지역의 행정 연속성과 변화라는 가치를 놓고 유권자들의 심판을 기다리며 치열한 정책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철원군수 선거는 광역의회 의장을 지낸 중량급 인사들의 대결이 성사되면서 기초단체장 선거 이상의 정치적 무게감을 확보했다. 국민의힘 김동일 후보는 제9대 후반기 강원도의장을, 민주당 한금석 후보는 제10대 전반기 강원도의장을 각각 역임한 지역의 거물급 정치인들이다. 두 후보의 양강 구도 속에 무소속 고기영 후보가 가세하면서 보수와 진보 진영의 결집력이 승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도의장 출신 후보들의 행정 경험과 정무적 감각이 철원 지역의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양양군수 선거는 현직 군수의 3선 제한과 사법 리스크로 인해 주인 없는 '무주공산'이 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다자 대결이 전개된다. 민주당 김정중 후보와 국민의힘 김호열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무소속 고제철 후보가 추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역 내에서는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는 안정적인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의 도덕성과 지역 개발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며 표심을 가다듬는 중이다.
인제와 정선 지역에서는 현직 군수들의 3선 도전 성공 여부가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최상기 인제군수 후보는 3선 고지 점령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승준 정선군수 후보는 징검다리 3선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이들은 오랜 기간 다져온 지역 기반과 행정적 성과를 강조하며 안정적인 군정 운영의 적임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도전 후보들은 장기 집권에 따른 피로감을 지적하며 새로운 인물론을 통한 지역 혁신을 부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현직 인사들의 반복적인 대결이 지역 정치의 역동성을 저해하고 신진 인사의 등용문을 좁힌다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한다. 리턴매치 구도가 고착화될 경우 정책 중심의 선거보다는 과거 행적에 대한 상호 비방이나 감정적인 소모전으로 흐를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검증된 인물이라 안심이 된다"는 의견과 "새로운 인물을 통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러한 피로도가 투표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선거 전문가인 한 관계자는 "강원도 기초단체장 선거는 전통적으로 지연과 학연 등 연고주의가 강하게 작동하지만 이번에는 리턴매치가 많아 인물에 대한 피로도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결국 부동층이 투표장으로 얼마나 유입되느냐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 제시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유권자들이 단순히 과거의 인연에 얽매이지 않고 실질적인 지역 발전 가능성을 보고 투표할 가능성이 커졌음을 시사한다.
향후 선거 국면은 공식 선거운동 개시와 함께 후보자 간의 치열한 검증 공방과 세 대결이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초박빙 지역으로 분류된 횡성과 평창 등에서는 사전 투표율과 투표 당일 유권자들의 조직적 움직임이 당락을 가를 결정적 요인이 될 전망이다. 각 정당은 강원 지역의 승기가 전체 선거 판세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중앙당 차원의 지원 사격에도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유권자들은 각 후보가 제시하는 비전이 지역의 미래 4년을 책임질 만큼 견고한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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