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90일 전 사직' 위반 조양덕 전주시장 후보 등록 무효... 국민의힘 지역 선거 전략 차질

음영태 기자
'90일 전 사직' 위반 조양덕 전주시장 후보 등록 무효... 국민의힘 지역 선거 전략 차질
©연합뉴스

 

전북 전주시 완산구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상 사직 시한 규정을 준수하지 못한 국민의힘 조양덕 전주시장 후보의 등록을 무효로 처리했다. 조 후보는 인터넷신문 발행인으로서 선거일 90일 전까지 사퇴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결정으로 여당은 선거를 목전에 두고 전주시장 후보가 낙마하는 초유의 악재를 맞이했다.

완산구선관위는 18일 오후 위원회 전체 회의를 열고 조 후보의 소명을 청취한 뒤 최종적으로 등록 무효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언론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공직선거법 제53조의 입후보 제한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데 따른 법적 결과다. 선관위는 법정 사직 기한을 넘긴 상태에서 이뤄진 후보 등록은 효력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공직선거법은 인터넷신문 발행인이나 경영자가 선거에 출마할 경우 선거일 전 90일까지 그 직을 사직하도록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이는 언론 매체를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인사가 선거 과정에서 보도 권력을 이용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장치다. 조 후보는 해당 법령이 규정한 시간적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못해 후보 자격을 상실하게 되었다.

조 후보의 구체적인 행적을 살펴보면 법정 기한과 실제 사직 시점 사이의 간극이 명확히 드러난다. 그는 인터넷신문 발행인 겸 대표이사로 재직하다가 선거를 한 달여 앞둔 지난 5월 2일에야 사직서를 제출한 뒤 15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6월 3일로 예정된 지방선거일을 기준으로 할 때, 90일 전이라는 사직 시점은 이미 지난 3월 초에 완료되었어야 했다.

조 후보는 선관위의 결정이 내려진 직후 입장문을 배포하여 자신의 실책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공직선거법상 조항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며 미숙함이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법적 테두리를 철저히 확인하지 못한 행정적 실수가 결국 정치적 생명력을 일시적으로 중단시키는 치명적인 결과로 귀결된 셈이다.

자격 상실의 고배를 마신 조 후보는 전북 지역의 뿌리 깊은 일당 독점 체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수십 년간 이어진 더불어민주당의 독주가 전주와 전북을 낙후와 정체의 늪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지역 권력의 견제와 균형이 무너진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에 대해 유권자들의 냉정한 판단을 호소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북 지역의 무투표 당선자가 역대 최다인 46명에 달한다는 사실은 지역 정가의 심각한 쏠림 현상을 방증한다. 조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독주가 심각한 만큼 견제와 균형을 위해 국민의힘 양정무 전북도지사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당부했다. 비록 본인은 전주시장 경쟁에서 물러나지만, 당 차원의 승리를 위해 지지층의 결집을 독려한 것이다.

국민의힘 전북도당은 예비후보 등록 과정에서의 검증 부실을 인정하며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조배숙 전북도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예비후보 등록이 정상적으로 처리되다 보니 도당 차원에서도 언론인 사직 시한 규정을 미처 집중적으로 들여다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도당 측은 이번 사태를 고의성 없는 서류상 착오이자 미숙함으로 규정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중앙당과 도당의 유기적인 협력이 부족했다는 비판 속에 지역 선거 판도는 요동치고 있다. 조 위원장은 "험지인 전주에서 어렵게 상징성 있는 후보를 모셨는데 일이 꼬이게 돼 매우 아쉽고 곤혹스럽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여당 후보의 부재는 전주시장 선거의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 질서와 법치를 강조해 온 보수 정당이 기본적인 선거법 조항을 숙지하지 못했다는 점은 향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조 후보는 비록 후보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전주 발전을 위한 비판과 쓴소리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거를 불과 보름 앞둔 시점에서 발생한 후보 낙마는 국민의힘의 지역 기반 확대 전략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선거 과정에서 언론인 출신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 잣대는 더욱 엄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례는 입법 취지인 언론의 중립성 확보가 실제 선거 현장에서 얼마나 엄중하게 적용되는지를 보여주는 본보기가 되었다. 전주시민들은 여당 후보가 사라진 선거판에서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적임자를 찾아야 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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