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작전과 관련해 수여했던 육군참모총장 명의의 표창 33건을 전격 취소했다. 이번 조치는 부적절한 공적으로 수여된 서훈을 법과 규정에 따라 바로잡는 절차의 일환으로,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재확립하려는 군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육군공적심사위원회는 지난달 말 심의를 거쳐 해당 표창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의결을 마쳤다.
육군공적심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회의를 열어 5·18 민주화운동 당시 진압 작전에 참여해 육군참모총장 표창을 받은 33명에 대한 취소 결정을 내렸다. 배석진 육군 공보과장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역사적 의미를 엄중히 인식하여 부적절한 공적에 대한 필요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군 내부의 상훈 체계를 헌법적 가치와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도록 정비하는 과정이다. 군 당국은 이번 조치를 통해 과거의 부당한 서훈 관행을 끊어내고 군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방침이다.
취소 대상에는 당시 3공수 대대장으로 현장에 투입됐던 변길남 등 진압 작전의 핵심 관계자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과거 광주 진압 과정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표창을 받았으나,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법적·역사적 재평가가 완료됨에 따라 수혜 자격을 상실하게 됐다. 군은 이번 결정이 단순한 행정적 조치를 넘어 군의 기강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적 심사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려는 목적도 포함되어 있다.
국방부는 신군부 핵심 인물인 박준병 전 보안사령관의 보국훈장 유지 문제에 대해서도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박 전 사령관은 12·12 군사반란과 5·18 진압을 지휘한 인물로, 이미 2006년에 충무무공훈장은 취소됐으나 보안사령관 재직 시절 받은 보국훈장은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주도한 신군부 '하나회'의 일원이었으며 5·18 당시 20사단장으로서 작전을 지휘했다. 국방부는 해당 서훈에 기재된 '국가안전보장 기여'라는 명목이 거짓 공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법리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보국훈장 조사와 관련해 "국가폭력 가해자의 훈장 미취소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엄정함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훈장 수여 근거가 포괄적으로 기재되어 있어 구체적인 거짓 공적 여부를 확인하는 데는 다소 법리적 한계가 존재한다. 국방부는 행정안전부 등 유관 부처와 협의하여 추가 자료를 확보하고 필요한 후속 조치를 신속히 이행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서훈 박탈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 행정의 효율성과 법치주의 관점에서 볼 때 부적절한 서훈의 정리는 국가 기강 확립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잘못된 공적에 기반한 상훈은 군의 상벌 체계를 왜곡하고 군인 정신의 본질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 육군은 이번 표창 취소를 시작으로 과거사 관련 서훈 전반에 대한 검토를 지속할 예정이다. 이는 군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미래 지향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자정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수십 년 전의 서훈을 취소하는 과정에서 행정의 안정성이나 공적 심사의 일관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과거의 행정 행위를 현재의 잣대로 소급 적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군은 이러한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법과 규정에 근거한 객관적인 심사 과정을 거쳤음을 강조하고 있다. 비판적 시각을 수용하면서도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여 조치의 무결성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다.
향후 군의 서훈 취소 작업은 다른 유공자들에 대한 추가적인 사실 확인과 맞물려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국가 폭력의 가해자가 국가로부터 포상을 유지하는 모순을 해결하는 것은 군의 기강 확립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국방부는 거짓 공적이 확인되는 즉시 추가적인 서훈 취소를 단행하여 정의로운 보훈 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예정이다. 이번 조치가 군 내부의 역사 교육과 가치관 정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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