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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두 국가론' 공식화 파장, 헌법 위배 논란에 여야 정면충돌

음영태 기자
이재명 정부 '두 국가론' 공식화 파장, 헌법 위배 논란에 여야 정면충돌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첫 통일백서에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관계'를 명기하며 헌법상 통일 의무를 저버렸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반헌법적 행태로 규정하고 주무 장관 경질을 요구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실효적 대북 정책을 위한 국가성 인정이라며 정면으로 맞섰다.

이재명 정부가 발간한 첫 통일백서에서 북한을 사실상의 국가로 인정하는 '두 국가관계' 표현이 공식 등장하며 정치권에 거센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 백서는 기존의 통일 지향적 기조 대신 평화적 공존에 무게를 둔 두 국가 체제를 명문화함으로써 국가 근간인 헌법 정신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현실적인 대북 정책의 일환이라고 옹호하고 있으나, 야당인 국민의힘은 김정은 정권의 노선에 동조하는 행위라며 강력히 성토하는 상황이다.

통일백서에 수록된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관계'라는 표현은 정부의 대북 기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했음을 대외적으로 시사한다. 북한은 이미 지난 2026년 5월 8일 개헌을 통해 남측 지역을 자신들의 영토에서 제외하고 적대적 교전국으로 규정하는 등 '두 국가 노선'을 명확히 한 바 있다. 우리 정부가 이에 발맞춰 백서 내용을 수정한 것은 북한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사실상 수용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백서 발간이 대한민국 헌법 제3조와 제4조가 명시한 영토 조항 및 평화통일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통일을 부정하는 통일백서는 명백한 헌법 위반이며 김정은의 교시가 대한민국 헌법 위에 올라앉은 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특히 북한 인권 관련 내용이 백서에서 사실상 사라지고 북한이탈주민의 명칭이 '북향민'으로 변경된 점을 들어 안보 체계의 붕괴를 경고했다.

정부가 사회적 합의 없이 중대한 국가 전략의 변화를 밀실에서 추진했다는 절차적 정당성 문제도 심각하게 제기되는 중이다. 최보윤 국민의힘 공보단장은 논평에서 이번 두 국가 공식화가 아무런 사회적 논의 없이 강행된 점을 문제 삼으며 민주주의 원칙의 훼손을 지적했다. 최 단장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자질 부족과 돌출 언행이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고 판단하며 반헌법적인 두 국가 명기를 즉각 철회하고 장관을 경질해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비판을 무지에서 비롯된 시대착오적 색깔론으로 규정하며 대북 정책의 실효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부승찬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가 승인과 국가성 인정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며 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억지 주장을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북한의 국가성을 인정하며 유엔 동시 가입과 북방 정책을 추진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어 이번 조치가 보수 정권의 역사적 성과를 계승하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여당 측은 평화 공존을 위한 두 국가론 폄훼가 오히려 보수 진영의 과거 업적에 스스로 침을 뱉는 행위라고 공격의 날을 세웠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평화적 두 국가론이 보수 정권이 쌓아온 역사적 성과임을 강조하며 야당의 공부 부족을 꼬집었다. 그는 야당의 행태가 대한민국 평화 공존의 역사를 부정하고 보수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격이라며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고 역사를 직시하라고 요구했다.

정부의 이번 기조 변화는 향후 남북 관계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구도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을 국가로 인정할 경우 기존의 특수 관계를 전제로 한 교류 협력법 등 관련 법령의 대대적인 개정이 불가피해지며 이는 국가 정체성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법치주의와 시장 경제 질서를 중시하는 보수 진영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국가 안보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헌법적 가치를 약화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색된 남북 관계를 타개하기 위해 현실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대남 적대 정책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통일 담론만 고집하기보다는 평화적 관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 역시 국민적 합의와 헌법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정책적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다.

전문가들은 이번 통일백서 논란이 단순한 용어 수정을 넘어 국가 근간에 관한 이념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헌법상 영토 조항이 존재하는 한 북한을 별개의 국가로 명기하는 것은 법리적 충돌을 피하기 어렵다"며 정부의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향후 국회 국정감사와 입법 과정에서 두 국가론의 위헌성 여부를 둘러싼 여야의 치열한 법리 공방과 정치적 대립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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