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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중동발 에너지 위기에 '공급망 동맹' 격상... 원유·LNG 수급 공조 강화

음영태 기자
한일, 중동발 에너지 위기에 '공급망 동맹' 격상... 원유·LNG 수급 공조 강화
©연합뉴스

 

한일 양국이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및 공급망 위기에 대응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대폭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핵심 에너지원인 LNG와 원유의 수급 및 비축 정보를 공유하고, 지난 3월 체결한 공급망 파트너십의 범위를 확대하는 데 뜻을 모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경북 안동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했다. 양 정상이 지난 7개월 동안 네 차례나 만남을 이어가며 셔틀 외교의 완전한 정착을 확인한 이번 회담은 경제 안보와 역내 평화 구축을 위한 구체적 실행 방안을 도출하는 데 집중했다. 양측은 중동 상황으로 인한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이 가중되는 현실에서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공급망 분야에서는 지난 3월 체결된 '한일 공급망 파트너십'의 성과를 바탕으로 양국 간 협력의 폭을 더욱 넓히기로 결정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한일 양국이 공조하여 공급망 위기를 겪는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심화하자는 제안을 내놓았으며, 이 대통령은 이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이는 한일 관계가 단순히 양자 협력을 넘어 역내 공급망 안정화를 주도하는 핵심 축으로 부상했음을 시사한다.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LNG 및 원유 분야의 정보 공유와 소통 채널을 대폭 심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이미 체결된 'LNG 수급협력 협약서'를 기반으로 공동 수급 및 비축 관련 협력을 확대하며, 원유 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한 긴급 대응 체계를 강화한다. 자국 내 자원이 부족한 양국이 에너지 확보 전쟁에서 공동 전선을 구축함으로써 시장 지배력과 자원 안보의 효율성을 동시에 꾀하겠다는 포석이다.

역내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 및 한미일 3국 간의 공조 체계가 지닌 중요성도 재확인했다. 특히 최근 차관급으로 격상된 한일 안보정책협의회를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하며, 실질적인 안보 협력의 질을 높여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역내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중일 3국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며 공통의 이익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다자간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하여 이 대통령은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의 한반도' 구상을 일본 측에 상세히 설명했다. 이는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고 경제적 번영을 공유하는 실용적 평화론을 대외적으로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러한 우리 정부의 입장에 경청하며 역내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 발표문에서는 지난 1월 회담과 달리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제외되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북한과의 대화 여건 조성이나 현실적인 평화 관리 체제로의 전환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과 함께, 비핵화 원칙의 후퇴를 우려하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기계적 중립성 측면에서 볼 때, 명시적 문구의 부재가 향후 대북 정책 기조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과거사 문제에 있어서는 인도주의적 사안부터 협력해 나가는 실무적이고 단계적인 접근 방식을 택했다. 일본 조세이 탄광에서 발굴된 유해의 DNA 감정이 조만간 시작될 예정이며, 이는 양국 관계의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지만 의미 있는 첫걸음으로 평가받는다. 이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의 해결이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안동 회담은 양국 정상이 서로의 고향을 방문하는 등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두터운 신뢰 관계를 과시한 자리였다. 셔틀 외교가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상시 소통 체계로 자리 잡으면서 양국 관계는 복합 위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전략적 유대를 확보하게 됐다. 이 대통령은 머지않은 시기에 일본의 다른 지역에서 총리를 만나 진솔한 소통을 이어가기를 희망하며 회담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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