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부산 북구갑 3파전 격돌, 구포시장 민심은 안갯속… "정당보다 인물과 비전이 우선"

음영태 기자
부산 북구갑 3파전 격돌, 구포시장 민심은 안갯속…
©연합뉴스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보름 앞두고 지역 민심의 가늠자인 구포시장은 하정우, 박민식, 한동훈 세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여전히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두터운 것으로 나타났다. 상인들은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정당의 논리보다는 실질적인 지역 발전 비전과 후보 개인의 도덕적 무결성을 최우선 투표 기준으로 삼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400년 역사의 구포시장에서 확인된 바닥 민심은 특정 정당에 대한 맹목적 지지보다는 철저한 능력 중심의 인물론으로 급격히 재편되는 양상이다.

부산 북구갑 선거구는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국민의힘 박민식,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출마하며 이번 6·3 보궐선거의 최대 승부처이자 전국적인 격전지로 부상했다. 400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구포시장은 부산 민심의 흐름을 가장 먼저 반영하는 바로미터로 평가받으며 세 후보 모두 이곳을 수시로 방문해 바닥 표심을 훑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 상인들은 정치적 발언이 지역 공동체 내에서 야기할 갈등을 경계하며 구체적인 지지 의사를 외부로 드러내기보다 투표일까지 관망하겠다는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가운데 시장의 활기는 여전했으나 정치적 화제에 대해서는 극도로 절제된 기류가 시장 전반에 흐르고 있었다. 야채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은 정치인은 무엇보다 바른 인성을 갖추고 실무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아직 누구를 선택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가방 가게를 운영하는 고령의 상인 역시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행위가 주변 지인들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대화 자체를 사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지지층에서 이탈하거나 지지 정당을 변경한 사례가 속속 목격되며 민심의 균열이 확인되었다. 60대의 한 상인은 과거 스스로를 확고한 보수 지지자라고 규정했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조치에 대한 실망감으로 인해 민주당으로 지향을 바꿨다고 증언했다. 그는 현 집권 여당의 행보에 대해 강력한 거부감을 표시하며 이번 선거가 과거의 정당 구도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특정 후보에 대한 개인적 호감과 기대감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각 후보의 지지 기반이 시장 내에서도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구조다. 반찬 가게 주인은 한동훈 후보의 행보에 신뢰를 보내며 여권 후보들 간의 단일화가 추진될 경우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반면 오랜 기간 지역구에서 기반을 다져온 박민식 후보의 인지도와 조직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시장 곳곳에서 여전히 강력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유권자들은 후보의 화려한 중앙 정치 경력보다는 북구의 실질적인 경제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공약을 요구하고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이성도 씨는 지역 사정에 정통하고 북구 발전을 위한 핵심 과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꿰뚫고 있는 인물을 선택하겠다는 기준을 명확히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정당 중심의 투표 관행에서 벗어나 후보자의 비전과 과거 행적을 꼼꼼히 따져보는 실용주의적 투표 성향이 지역 사회에 깊이 뿌리내렸음을 의미한다.

현장에서 체감되는 민심은 수치로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와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어 선거 결과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대다수 상인은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여론조사 수치를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조사가 실제 바닥 민심을 제대로 투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견지했다. 이러한 불신은 유권자들이 자신의 정치적 선택을 끝까지 숨기는 이른바 '샤이(Shy)' 투표층의 확산으로 이어지며 선거 판세를 더욱 미궁 속으로 빠뜨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인들의 이러한 침묵이 정치적 무관심이나 냉소주의로 변질되어 투표율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지지 후보를 확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늘어날수록 선거의 정당성과 대표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신중함은 오히려 후보자들의 자질을 끝까지 검증하려는 성숙한 유권자 의식의 발로라는 해석이 시장 내외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구포시장에서 감지되는 이러한 독특한 기류가 부산 전체의 보궐선거 승패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한 지역 정계 전문가는 "구포시장은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부산 북구의 정서적 자존심이자 민심이 집약되는 상징적 장소"라며 "상인들이 입을 닫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후보들에 대한 검증이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보름 앞으로 다가온 6·3 보궐선거는 투표 당일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초박빙의 승부와 치열한 수싸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들이 시장의 '약초골목'과 '1번가길'을 누비며 부동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진정한 민심의 향배는 결국 투표함이 열리는 순간에 확인될 것이다. 지역 발전을 향한 갈망과 정치적 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냉정한 심판이 어떤 결론을 도출할지 전국의 이목이 부산 북구갑으로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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