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공무원들에게 인터넷 댓글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고발된 김홍규 강릉시장 후보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강원 강릉경찰서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업무방해교사 혐의를 조사한 결과, 범죄를 입증할 만한 구체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불송치 결정을 확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해 11월 시민단체의 고발로 시작된 법적 공방은 일단락되는 국면을 맞이했다.
김홍규 강릉시장 후보가 경찰 수사 단계에서 혐의를 벗으며 정치적 부담을 덜게 되었다. 강원 강릉경찰서는 지난 20일 김 후보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업무방해교사 혐의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고 공식 발표했다. 경찰은 김 후보가 과거 시장 재임 시절 공무원들에게 댓글 작성을 독려한 정황은 있으나, 그것이 형사 처벌 대상인 직권 남용이나 업무 방해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8월 29일 강릉 지역에 발생한 심각한 가뭄 사태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후보는 당시 시장 신분으로 시청에서 여성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긴급회의를 주재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참석자들에게 '강릉맘카페' 등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정 홍보와 여론 형성을 위한 댓글 작성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시민단체인 강릉시민행동은 이러한 행위가 공무원의 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직권을 남용한 것이라며 지난해 11월 고발장을 제출했다. 단체 측은 공무원 조직이 특정 정치인의 평판 관리를 위한 수단으로 동원되는 것은 민주적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공무원의 직무상 자유와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강릉시는 이에 대해 재난 상황에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정상적인 행정 절차였다고 반박해 왔다. 시 당국은 당시 가뭄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안이 컸기에 공무원들이 일관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도록 상황을 공유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부당한 압력이나 권리 침해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행정 서비스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소통 과정이었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해당 회의의 성격과 지시의 강제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수사 관계자는 "회의 중 댓글 작성과 관련한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이를 직권 남용이나 업무 방해죄로 처벌하기에는 법적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밝혔다. 형법상 직권남용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상대방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해야 하는데, 이번 사안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함께 고발당했던 김모 행정지원과장 역시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김 과장은 시장의 지시 사항을 각 부서에 전달하며 이행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발송한 혐의를 받았으나, 경찰은 이 역시 정상적인 업무 수행 범위 내에 있다고 보았다. 조직적인 여론 조작 시도가 있었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물증이 확보되지 않은 셈이다.
보수적인 법 해석의 관점에서 볼 때 이번 무혐의 처분은 공무원의 행정적 자율성과 법치주의 원칙을 재확인한 결과로 평가된다. 행정 수반이 재난 상황에서 소속 직원들에게 홍보 협조를 구하는 행위 자체를 형사 처벌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행정 효율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지시가 단순한 권고나 협조 요청 수준을 넘어 강압적인 권리 침해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엄격한 증명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결과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여론도 여전히 존재한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법리적으로 무죄라 할지라도 공무원을 동원해 여론에 개입하려 했다는 사실 자체가 공직 윤리 측면에서는 심각한 결함"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이번 경찰의 결정은 향후 지방 선거와 지역 정치 지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후보 측은 사법적 리스크를 해소함에 따라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되었다. 반면 고발을 주도했던 단체나 반대 진영에서는 수사 결과의 적절성을 두고 추가적인 공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남아 있다.
앞으로 강릉 지역 사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과 행정 홍보의 경계에 대한 논의를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공공기관의 여론 대응 방식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 정립이 시급하다. 이번 불송치 결정이 행정 현장에 어떤 선례로 남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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