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부동산 실정 심판' 깃발 든 오세훈, 강북 삼양동서 312시간 대장정 돌입

음영태 기자
'부동산 실정 심판' 깃발 든 오세훈, 강북 삼양동서 312시간 대장정 돌입
©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0시 가락시장을 시작으로 13일간 총 312시간에 걸친 공식 선거운동의 막을 올렸다. 오 후보는 유년 시절의 고난이 서린 강북구 삼양동에서 출정식을 열고 이번 선거를 전월세난 등 부동산 정책 실패를 심판하는 장으로 규정했다. 서울 4대 권역을 모두 훑는 강행군을 예고한 오 후보는 보수 결집과 서민 표심 공략을 동시에 정조준하고 있다.

오세훈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허용된 21일 0시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첫 행선지로 택하며 현장 민생 행보를 본격화했다. 양손에 목장갑을 낀 오 후보는 빗줄기가 쏟아지는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10㎏ 무게의 배추 망을 연달아 트럭에 실으며 상인들의 노동에 동참했다. 그는 땀방울이 맺힌 얼굴로 서울 경제의 근간을 지탱하는 생업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시장 상인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 현장에서 오 후보는 "묵묵히 생업에 종사하는 분들 덕분에 서울의 경제가 돌아간다"며 이들과 함께 서울의 밝은 미래를 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새벽 일정을 마친 오 후보는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유년 시절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은 강북구 삼양동 노후 주택가에서 공식 출정식을 가졌다. 비 내리는 삼양초등학교 인근에서 빨간 야구모자와 비옷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가난했던 성장기를 회고하며 주거 환경 개선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과거 공용우물을 사용해야 했던 열악한 환경이 여전히 가파른 골목과 소방차 진입 불가 지역으로 남아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도시 정비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는 삼양동을 출정식 장소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자신의 뿌리이자 서민 삶의 현장임을 분명히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선거를 관통하는 핵심 화두로 오 후보는 부동산 실정에 대한 엄중한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오전 10시 삼양사거리 유세에서 그는 상대 진영의 정원오 후보를 직접 겨냥하며 현재의 전월세난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유권자들에게 물었다. 오 후보는 "열심히 일해온 자신을 전월세난의 주범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양심 불량"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부동산 정책의 실패가 서민 삶을 옥죄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번 선거를 통해 잘못된 시장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세 현장에는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 합류하여 보수 진영의 통합된 힘을 과시하며 오 후보의 행보에 힘을 보탰다. 유 전 의원은 오 후보의 손을 맞잡고 지지자들 앞에서 현 정권의 부동산 및 복지 정책 실패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보수의 미래와 정권의 오만을 견제하기 위해 오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해 줄 것을 강북구민들에게 당부했다. 두 인사의 공동 유세는 당내 결집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중도 보수층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유세장을 가득 메운 인파 속에서 시민들은 주거 안정과 지역 발전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내며 후보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현장에서 만난 한 70대 시민은 오 후보가 서민의 고통과 부동산 문제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 신뢰를 보냈다. 오 후보는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활기찬 몸짓으로 현장의 열기를 주도했으며 강북구의 발전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유세 차량과 주변 상가로 이어진 시민들의 지지 행렬은 선거 초반의 뜨거운 분위기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오 후보는 삼양사거리 일정을 마친 뒤 곧바로 서대문구 인왕시장으로 이동하며 서울 4대 권역을 아우르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선대위 측은 후보가 서남, 서북, 동남, 동북권을 모두 순회하며 현장 밀착형 유세를 펼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동 중인 차량 내부에서 식사를 대신하며 일정을 점검하는 오 후보의 모습은 선거 승리를 향한 절박함과 진지함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13일 동안 이어질 312시간의 대장정은 서울 전역의 민심을 파고들기 위한 체력전이자 정책 대결의 장이 될 전망이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후보 간의 공방이 지나치게 심판론과 비방전에 치우쳐 정책의 구체성이 가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부동산 문제의 원인을 특정 후보의 개인적 책임으로 한정 짓는 프레임이 유권자들에게 실질적인 해법으로 다가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기계적 중립의 관점에서 볼 때 상대 후보 측의 반론과 정책적 차별성에 대한 심도 있는 검증 역시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을 위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가 서울의 향후 4년 주거 정책 방향을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 정치 전문가는 "오 후보가 자신의 성장 배경인 강북을 기점으로 부동산 실정론을 들고 나온 것은 중도층과 서민층의 표심을 동시에 공략하려는 고도의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선거 후반부로 갈수록 누가 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주택 공급 대책을 제시하느냐가 승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공식 선거운동의 시작과 함께 서울시장 선거는 부동산 정책의 정당성을 묻는 투표로 그 성격이 명확히 규정되는 분위기다. 오 후보가 제시한 '부동산 심판'과 '강북 발전'이라는 두 축이 서울 유권자들의 마음을 얼마나 움직일 수 있을지가 선거 결과의 핵심 변수다. 312시간 동안 서울 구석구석을 누빌 오 후보의 발걸음이 어떤 민심의 변화를 끌어낼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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