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정부가 쿠팡 등 통상 현안이 핵추진잠수함 및 원자력 분야의 안보 협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양국은 경제적 이해관계의 충돌이 국가 안보라는 상위 차원의 공조 체계를 흔드는 것을 차단하고, 조인트 팩트시트 안보 분야 이행을 위한 출범 회의를 수주 내 개최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미 양국이 통상 현안과 안보 협력을 철저히 분리하여 대응하기로 합의하며 동맹의 결속력을 재확인했다. 외교부는 쿠팡 관련 통상 갈등이 핵추진잠수함 및 원자력 분야의 전략적 협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 미국 측과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경제적 이해관계의 충돌이 국가 안보라는 상위 차원의 공조 체계를 흔드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양측이 통상 문제가 안보 분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고 긍정적인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음을 밝혔다. 외교부는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조인트 팩트시트 안보 분야 이행을 위한 출범 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하고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번 합의는 한미 동맹이 경제와 안보가 복합적으로 얽힌 다층적 구조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측에서는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수주 내에 한국을 방문하여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후커 차관의 방한은 조인트 팩트시트에 명시된 안보 분야 과제들을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첫 번째 고위급 행보로 평가받는다. 한국 측에서는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단장을 맡아 미국 측 카운터파트와 긴밀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이번 회의의 구체적인 의제와 대표단 구성 그리고 협의체 운영 방식 등 세부 사항을 외교 채널을 통해 긴밀히 조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핵추진잠수함 도입 관련 기술 협력과 원자력 발전 분야의 글로벌 공급망 구축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는 단순한 군사 동맹을 넘어 첨단 기술과 에너지를 아우르는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의 도약을 의미한다.
박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미) 양측은 쿠팡 문제 등 통상 문제가 안보 분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긍정적인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최근 미국 내에서 제기되는 한국의 통상 정책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동시에 안보 협력의 시급성을 감안할 때 경제적 갈등은 별도의 트랙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실용주의적 접근을 반영한다.
한편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 후보자가 최근 인사 청문회에서 한국 내 미국 기업의 차별 문제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외교부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스틸 후보자는 쿠팡 등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들이 공정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며 통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후보자의 발언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를 피하며 한미 동맹의 대의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박 대변인은 스틸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한미 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력을 강조했다는 점에 우선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후보자가 정식 임명될 경우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양국 간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명했다. 이는 개별 통상 현안에 매몰되기보다 주한미국대사라는 상징적 지위가 가질 외교적 영향력에 주목한 결과로 보인다.
외교부의 이러한 태도는 통상 갈등이 자칫 한미 간의 전략적 안보 자산 공유 논의에 걸림돌이 되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이다. 쿠팡을 둘러싼 공정거래 규제나 플랫폼법 논란은 미국 정치권과 기업계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 중 하나다. 자칫 이러한 갈등이 핵추진잠수함이나 원자력 협력과 같은 고도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사안과 연계될 경우 국익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시장 질서와 법치를 중시하는 보수적 관점에서도 이번 한미 간의 분리 대응 원칙은 국가 이익의 극대화를 위한 합리적인 선택으로 평가받는다. 기업 간의 경쟁이나 규제 문제는 국제법과 통상 규범에 따라 해결하되 국가의 생존이 걸린 안보 과제는 초당적이고 초국가적인 협력을 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효율적 분리 기조가 유지될 때 비로소 한미 관계의 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대선 이후 강화될 수 있는 보호무역주의 기조와 자국 우선주의 정책은 여전히 한미 통상 관계의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 미국 내 기업들이 한국의 규제 환경을 차별적이라고 인식할 경우 의회를 통한 정치적 압박이 거세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외교부는 안보 협력을 지렛대로 삼으면서도 통상 분야에서의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교한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향후 출범할 안보 분야 이행 회의는 한미 동맹의 실질적인 성과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핵추진잠수함 관련 논의는 단순한 기술 이전을 넘어 동북아시아의 세력 균형을 재편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원자력 협력 역시 제3국 수출 시장에서의 공동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어 양국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한미 양국이 통상과 안보를 분리하는 '투 트랙' 전략을 얼마나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느냐가 향후 동맹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경제적 갈등이 안보의 근간을 흔드는 '경제의 안보화'가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한국 외교의 유연한 대응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박일 대변인이 강조한 '긍정적 시너지'가 실질적인 협력 결과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결론적으로 외교부는 미국 측과의 공조를 통해 통상 압박의 파고를 넘어서는 동시에 안보 동맹의 수준을 한 단계 격상시키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앨리슨 후커 차관의 방한과 뒤이을 고위급 협의는 이러한 전략의 구체적인 실행 단계가 될 것이다. 정부는 법치와 공정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국가 안보를 수호하는 치밀한 외교적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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