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AI 행정'이 도정 성패 가른다…경기지사 후보들, 전담 수석·해외 명문대 유치 등 사활

음영태 기자
'AI 행정'이 도정 성패 가른다…경기지사 후보들, 전담 수석·해외 명문대 유치 등 사활
©연합뉴스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선 여야 후보들이 도정 전반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면 도입하는 공약을 발표하며 정책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후보들은 AI 전담 수석 신설과 해외 유수 대학 유치, 24시간 민원 자동화 등을 통해 행정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공공 부문의 디지털 전환을 선점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분석된다.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인공지능(AI)을 행정의 핵심 동력으로 삼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며 정책 대결에 나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된 공약집에 따르면 후보들은 AI 전담 수석 신설부터 해외 명문대 유치, 민원 자동화 시스템 구축 등 각기 다른 해법을 제시하며 행정 효율성 극대화를 약속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공공 서비스의 질적 전환을 꾀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는 도지사 직속의 'AI 수석' 자리를 신설하여 도정 전반의 혁신을 직접 지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AI 수석은 도정의 디지털 전환을 총괄하며 각 부서에 흩어진 AI 관련 사업을 통합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추 후보는 이를 통해 관료 중심의 행정 체계를 기술 중심의 효율적 구조로 개편하겠다는 구상이다.

응급의료 체계의 고질적 문제인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해결하기 위한 AI 응급의료시스템 구축도 추 후보의 핵심 공약이다. 이 시스템은 구급차와 병원을 실시간으로 연결하여 환자의 상태에 가장 적합한 병원을 AI가 즉각 선정하는 방식을 취한다. 환자 발생 시 10분 이내에 이송 병원을 확정함으로써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는 세계적 수준의 AI 인재 생태계를 경기도에 조성하는 방안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싱가포르 난양공대(NTU)와 홍콩과기대(HKUST) 등 AI 및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가진 유수 대학을 도내에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양 후보는 글로벌 교육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경기도를 아시아 AI 산업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교육 현장의 변화를 위해 경기도교육청과 협력하여 AI 고등학교를 설립하고 미래 인재 양성에도 박차를 가한다. 전문 교육 과정 이수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미래기술 바우처' 제도를 도입하여 경제적 장벽 없이 누구나 첨단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양 후보는 이 외에도 AI 기반의 맞춤형 돌봄과 스마트 건강관리시스템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는 행정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AI 24 민원센터' 설치를 제1공약으로 제시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민원 업무는 AI가 24시간 처리하고, 공무원은 복잡한 판단이나 최종 결정에만 집중하는 이원화된 행정 모델이다. 조 후보는 이를 통해 민원 처리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행정 비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인 복지 분야에서도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65세 이상 도민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AI가 개별 도민의 데이터를 분석해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분기별로 안내하고, 자녀에게도 동시에 알림을 보내는 가족 연계형 시스템을 도입한다. 'AI 경기 부모님 복지 알림 서비스'로 명명된 이 제도는 고령화 시대에 대응하는 새로운 복지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진보당 홍성규 후보는 AI 기술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집중하며 'AI 생성물 표시제(워터마크) 의무화'를 공약했다. AI로 제작된 콘텐츠에 반드시 식별 표시를 하도록 규정하여 딥페이크나 허위 정보가 선거와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기술의 발전만큼이나 윤리적 가이드라인과 법적 규제가 중요하다는 시각을 반영한 결과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AI 공약들이 막대한 예산 투입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기술적 완성도가 검증되지 않은 시스템을 행정 전면에 도입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오류나 보안 사고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막대한 구축 비용 대비 실제 행정 효율 개선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행정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가 AI 행정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정책 전문가는 "AI 기술을 행정에 접목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나,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인프라와 예산의 효율적 배분"이라고 제언했다. 향후 경기도의 AI 전환이 타 지방자치단체의 표준 모델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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