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경기교육감 토론회, 임태희·안민석 '예산 효율성·공약 현실성' 두고 정면충돌

음영태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경기도교육감 후보 TV 토론회에서 임태희 후보와 안민석 후보가 370억 원 규모의 교육 예산 집행과 CES 전세기 파견 등 공약의 현실성을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현직 교육감인 임 후보는 교육 행정의 연속성과 내실을 강조한 반면, 안 후보는 조직 개편과 소통 부재를 문제 삼으며 혁신적 변화를 주장했다. 보수와 진보의 양자 대결로 압축된 이번 토론은 경기 교육의 미래 권력을 향한 정책적 가치관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경기도교육감 자리를 두고 맞대결하는 임태희 후보와 안민석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처음 열린 TV 토론회에서 서로의 이력과 공약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경기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시작 발언부터 마무리까지 1시간 동안 교육 정책의 무결성과 실현 가능성을 두고 치열한 논쟁을 이어갔다. 재선에 도전하는 임 후보는 기초학력 향상과 교육비 경감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으며, 안 후보는 현 행정의 한계를 지적하며 새로운 교육 체계 구축을 약속했다.

안민석 후보는 임 후보가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사회진출역량 지원을 위해 집행한 370억 원의 예산 효율성을 지적하며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안 후보는 과거 조직개편 과정에서 민주시민교육과를 폐지한 결정이 교육적 가치를 훼손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며 현직 교육감의 행정 방향을 비판했다. 그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정책이 반복적으로 공약에 포함된 점을 꼬집으며 예산 집행의 투명성과 효과성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임태희 후보는 수능 이후 고3 학생들의 교육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정책적 결단이었다고 반박하며 민주시민 교육보다 기본 인성 교육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임 후보는 교육부의 권고에 따라 운전면허 취득 지원 등 실질적인 사회 진출 준비를 돕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본 인성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민주시민의 소양은 자연스럽게 갖춰지는 것"이라며 조직 개편이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효율적 조치였음을 역설했다.

양측의 공방은 정치적 이력과 현장 소통 문제로 확산되며 감정 섞인 설전으로 번지기도 했다. 안 후보는 임 후보가 과거 대통령 대선캠프 총괄상황본부장을 지낸 이력을 언급하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교원단체와의 불통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임 후보는 캠프 시절 직언을 하다 물러난 경험을 언급하며 정치적 예속 우려를 일축하는 한편, 실질적인 교육 현안이 있는 자리에는 단 한 번도 피한 적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안 후보가 제시한 인공지능 교육체계 구축과 파주 '파프리카' 버스의 전면 확대 공약에 대해서는 정책의 독창성을 두고 충돌이 발생했다. 임 후보는 해당 정책들이 이미 자신의 재임 시절 파주시와 협력하여 성과를 낸 사업임을 강조하며 안 후보의 공약이 기존 정책의 답습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이에 굴하지 않고 기존의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AI 교육원 신설 등을 통해 더욱 고도화된 교육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공약의 현실성 논란은 안 후보가 제안한 학생 및 교사 100명의 CES 전세기 파견 공약에서 정점에 달했다. 임 후보는 매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전세기를 띄우고 학생들을 라스베이거스로 보내는 것이나 남북 학생 교류를 추진하는 것이 현재의 국제 정세와 교육 재정 여건상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선심성 공약보다는 교육의 내실을 기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보수적 관점에서의 재정 효율성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글로벌 시야를 넓히기 위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논리로 대응하며 과거 평화올림픽 추진 경험을 정책적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세상을 보는 눈을 바꾸기 위한 기회 제공은 교육감의 중요한 책무"라며 환경 변화에 따라 개성과 파주 간의 학생 교류도 충분히 실현 가능한 영역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안 후보의 주장은 교육 혁신을 위한 도전적 자세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되나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부족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토론회가 정책 검증보다는 서로의 약점을 파고드는 전형적인 정치 공방에 치우쳤다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하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두 후보가 경기 교육의 수장으로서 거대 담론을 제시하기보다는 상대방의 과거 이력이나 지엽적인 예산 문제에 매몰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유권자들이 각 후보의 교육 철학을 명확히 판단하는 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계적 중립을 지키려는 언론의 주의 깊은 분석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남은 선거 기간 동안 두 후보가 제시한 공약의 구체적인 재원 조달 계획과 교육 현장 적용 가능성에 대한 심도 있는 검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교육 전문가는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큰 교육 자치를 실현하는 곳인 만큼 행정의 안정성과 변화의 역동성 사이에서 유권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경기 교육의 향방은 보수 진영의 효율성 강조와 진보 진영의 혁신 요구 중 어느 쪽이 학부모와 교육 현장의 공감을 얻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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