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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증거 이란 향한다" 외교부 압박에 쿠제치 대사 "미국 기만 작전" 전면 부인

음영태 기자
©연합뉴스

 

외교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HMM 나무호 피격 사건의 유력한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주한 대사를 초치했으나 이란 측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권 탓으로 돌리며 책임 소재를 외부로 전가하는 주장을 펼쳤다.

한국 정부가 HMM 나무호 피격 사건과 관련하여 이란의 개입을 공식화하고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27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여러 증거가 이란을 향하고 있음을 명확히 했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우리 국적 선박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국제법에 의거한 엄중한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정부의 강경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는 사건과의 관련성을 일축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쿠제치 대사는 이날 박 차관과의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모두 부인하며 절대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제시한 조사 결과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어서 향후 외교적 마찰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우리 선박 피격 사건의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이란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박 차관은 "대사를 초치해 우리 선박 피격에 대한 강력한 항의를 전달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히며 외교적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정부는 물증을 토대로 이란 측의 해명을 요구했으나 이란 측은 여전히 결백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쿠제치 대사는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적대국들의 '가짜깃발(False Flag)' 작전을 주의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중동 지역의 해적 행위와 긴장 상태가 미국 정권과 이스라엘 시온주의 정권의 행위로 인해 발생한 여파라는 논리를 전개했다. 사건의 배후를 이란이 아닌 제3의 세력으로 규정하며 프레임을 전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란 측은 이번 사건의 배후에 미국의 기만적 작전이 숨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쿠제치 대사는 이란 미나브 초등학교 폭격 사건을 언급하며 미국의 작전으로 인한 피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지금 중동에서 발생하는 긴장 상태는 미국 정권과 침략 때문"이라며 사건의 근본적 책임을 서방 국가에 돌렸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행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중동 긴장의 근본 원인은 미국의 침략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쿠제치 대사는 "이란은 선박들이 안전하게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것에 관심이 많다"며 자국이 해양 안보를 위협하는 주체가 아님을 피력했다. 이는 국제사회의 우려와 달리 이란이 해협의 수호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박 차관과 쿠제치 대사의 면담은 약 40분간 이어졌으며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논의도 병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쿠제치 대사는 면담 전후로 쏟아진 고의성 여부와 사과 의향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피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외교부 청사에 들어설 당시 함구하던 대사는 면담 종료 후 통역을 통해 자국의 입장을 상세히 대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쿠제치 대사는 한국 선박에 발생한 피해에 대해 개인적인 유감의 뜻을 밝히며 인도적 차원의 위로를 전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이 한국 선박에 발생한 그런 피해에 대해서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언급하며 감정적 호소에 나섰다. 이는 국가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한국 국민의 반이란 정서를 완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란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확보된 증거를 토대로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대응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란이 사건 개입을 전면 부인함에 따라 진상 규명을 둘러싼 양국 간의 평행선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향후 호르무즈 해협 내 우리 선박의 안전 확보를 위한 추가적인 보안 대책 마련과 외교적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후속 협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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