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최대 60조 원 규모에 달하는 캐나다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의 최종 선정을 앞두고 현지에서 막판 수주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경률 해군참모총장과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캐나다 최대 방산 전시회에 참석해 핵심 인사들을 연쇄 접촉하며 한국산 잠수함의 우수성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조했다. 이번 사업은 노후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을 도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앞둔 중차대한 시점이다.
정부 수뇌부의 이번 캐나다 방문은 사업자 선정이 임박한 시점에서 한국 잠수함의 기술력과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를 피력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김경률 해군참모총장과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오타와에서 열린 국방안보전시회(CANSEC)를 무대로 캐나다 군 수뇌부 및 조달 책임자들과 릴레이 면담을 가졌다. 이는 단순한 방산 수출을 넘어 양국 간 국방 협력을 공고히 함으로써 수주 가능성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이다.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은 전시회 현장에서 스티븐 퓨어 국방조달특임장관과 제니 카리냥 국방총장 등 캐나다 국방 핵심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 실무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을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제이슨 암스트롱 해군 미래함정능력부장과의 면담을 통해 한국 잠수함의 운용 효율성과 작전 능력을 상세히 설명했다. 김 총장은 앵거스 탑쉬 해군사령관과도 만나 양국 해군의 연합 작전 능력 강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데이비드 맥귄티 국방장관과의 환담을 통해 한국이 캐나다의 국방 현대화에 기여할 최적의 파트너임을 역설했다. 이 청장은 현지 공영방송 C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캐나다 측이 가장 민감하게 고려하는 산업협력(ITB)과 기술이전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여론 조성에도 나섰다. 유지·보수·정비(MRO) 및 공급망 분야에서의 긴밀한 협력 모델은 한국 컨소시엄이 가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힌다.
한국 정부가 제안하는 협력 모델은 단순히 함정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지 산업 기반 확대에 기여하는 장기적 관점을 견지한다. 이용철 청장은 면담 과정에서 "한국은 캐나다 해군의 미래 전력 강화와 산업기반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장기적 전략 동반자다"라고 강조하며 한국의 독보적인 건조 역량을 피력했다. 이러한 접근은 자국 산업 보호와 기술 자립을 중시하는 캐나다 정부의 정책 기조와 궤를 같이하는 전략이다.
국산 잠수함의 실전 배치 능력과 대양 작전 수행 능력은 이미 현지에서 증명된 상태다. 국산 잠수함 사상 최초로 태평양을 횡단한 3천t급 도산안창호함(KSS-Ⅲ)은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항에 입항하며 나토(NATO) 국가와의 상호운용성을 입증했다. 이번 횡단은 한국 잠수함이 원거리 대양 작전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증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도산안창호함 함장과의 통화를 통해 승조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이번 수주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안 장관은 한·캐나다 양국 해군이 최초로 실시하는 잠수함 연합훈련의 성공적인 완수를 당부하며 군사 외교적 지원 사격에 나섰다. 정부는 이러한 군사적 신뢰 관계가 향후 잠수함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번 수주전은 독일의 테셴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와 치열한 2파전 양상을 띠고 있어 승패를 낙관하기는 이르다. 독일은 전통적인 잠수함 강국으로서 유럽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캐나다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회에도 대규모 사절단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컨소시엄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독일의 기술력에 맞서 가성비와 신속한 납기, 파격적인 후속 지원 조건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내달 말까지 최종 후보를 압축하고 사업의 향방을 결정할 예정이며, 이는 한국 방산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사업 수주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사업의 성공은 향후 북미 및 유럽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뿐만 아니라 국가 전략 산업으로서의 방위산업 위상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부와 민간 컨소시엄은 남은 기간 동안 현지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수주 확정을 위한 마지막 설득 작업에 매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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