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22촌 방계' 논란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 고발... 독립유공자 후손 사칭 공방 법정행

음영태 기자
'22촌 방계' 논란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 고발... 독립유공자 후손 사칭 공방 법정행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가 독립유공자 후손임을 내세워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했다. 독립유공자 박진해 선생의 직계 5대손인 박기현 씨는 박 후보가 22촌에 불과한 먼 방계 혈연을 이용해 유권자를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는 선거를 앞두고 독립운동가 가문의 정통성 논란이 법적 공방으로 번진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박기현 씨는 인천경찰청을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정식 고발했다. 그는 박 후보가 독립유공자 석주 이상룡 선생의 후손임을 자처하며 선거 운동을 벌인 것이 명백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고발은 선거 국면에서 후보자의 정체성과 혈연적 정통성을 둘러싼 법적 다툼의 신호탄이 되었다.

박 씨는 고발장 접수 전 기자회견에서 박 후보가 22촌 관계를 내세워 독립유공자 후손이라 주장하는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22촌이라는 먼 방계 혈연을 후손으로 지칭하는 것은 실제 직계 후손들의 자긍심을 훼손하고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전형적인 감성 마케팅이자 역사적 사실의 왜곡이라는 입장이다.

고발인의 고조부인 박진해 선생은 1919년 안동 예안면에서 3·1운동을 주도하다 체포되어 징역 1년의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다. 박 씨는 조부가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정통성 있는 가문의 후손으로서 정치권의 무분별한 독립운동사 이용을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박 후보에게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정치적 목적으로 오염시킨 독립운동 역사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측도 박 후보의 주장을 계획적이고 음험한 대국민 정치 사기극으로 규정하며 압박을 가했다. 유 후보는 박 후보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상룡 선생의 후손임을 자처하며 이를 정치적 자산으로 삼아왔다고 지적했다. 22촌 방계라는 사실이 확인된 이상 이는 유권자를 기만하고 우롱한 행위라는 것이 유 후보 측의 일관된 주장이다.

박찬대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유 후보의 공세를 역사 왜곡으로 규정하고 즉각적인 논평을 통해 반박의 메시지를 냈다. 선대위는 이상룡 선생의 직계 고손인 이창수 씨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박 후보 외가와의 역사적 유대 관계를 강조했다. 이 씨는 박 후보의 외가가 독립운동의 가장 어려운 시기에 물심양면으로 도왔으며 단순한 촌수로 설명할 수 없는 사이라고 증언했다.

박 후보 측은 족보상의 숫자만을 내세워 백 년의 독립운동 역사를 지우려는 시도야말로 살아있는 독립운동 가문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당사자인 이창수 씨가 직접 관계를 인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정치적 논쟁거리로 삼는 행태를 역사 농단으로 비판했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독립운동가 후손의 범위에 대한 사회적 기준 정립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박 씨는 기자회견에서 "박 후보가 22촌을 가지고 독립유공자 후손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진짜 후손들에 대한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명확히 규정했다. 그는 박 후보가 선거를 앞두고 명확한 혈연관계를 해명해야 하며 정치적 이익을 위해 역사를 자의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후보자의 신뢰성이 법치주의 선거의 핵심 가치임을 재확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법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박 후보의 발언이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는 당선 무효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경찰의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번 논란은 정치인이 자신의 배경을 설명할 때 지켜야 할 윤리적 한계와 팩트의 엄밀함을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시장 질서와 법치주의를 중시하는 보수적 시각에서 볼 때 후보자의 정직성은 정책 역량만큼이나 중요한 검증 대상이다. 독립운동이라는 숭고한 가치가 선거판의 도구로 소모되는 현상은 국가적 자긍심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전개될 수사 과정과 법원의 판단은 인천 지역 유권자들의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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