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 분쟁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아프리카 54개국 및 4개 지역기구와 사상 첫 단독 외교장관회의를 소집한다. 이번 회의는 자원 부국인 아프리카와의 경제 연대를 공고히 하여 공급망 안보를 확보하고 외교 지평을 대폭 확장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오는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사흘간 서울에서 '2026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 및 '한-아프리카 비즈니스포럼'을 개최하여 글로벌 위기 대응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구체화한다. 외교부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대상으로 한국이 단독 주최하는 첫 고위급 회담이라는 점에서 그 상징성과 실익이 크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한-아프리카 공동번영을 위한 실질적 협력 방안을 도출하고 공급망 위기 등 글로벌 도전에 공동 대응하는 연대 체제를 구축한다.
국제 사회의 자원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아프리카는 핵심 광물의 보고이자 거대 신흥 시장으로서 그 전략적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회의를 작년 6월 출범 이후 지속해 온 글로벌 책임 강국 비전의 연장선상에서 추진하며 외교 다변화의 실질적 성과를 거두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에너지 및 물류 불안 상황에서 아프리카와의 호혜적 관계 구축은 한국 경제의 생존과 직결된 사안으로 평가받는다.
행사 일정은 31일 오후 한-아프리카 고위관리회의와 한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하는 환영 만찬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본회의가 열리는 6월 1일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올해 아프리카연합(AU) 부의장국인 가나의 사무엘 오쿠제토 아블라콰 외교장관이 의장석에 앉아 회의를 공동 주재한다. 회의는 경제 협력과 글로벌 도전 대응이라는 두 가지 핵심 축을 중심으로 총 2개 세션에 걸쳐 진행된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경제협력 강화: 공동번영과 지속가능한 성장 촉진'을 주제로 교역 및 투자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점검한다. 인프라 건설과 과학기술 전수, 교육 협력은 물론 식량안보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양측의 협력 현황을 면밀히 살피게 된다. 이는 단순히 자원을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아프리카의 자생적 성장을 지원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려는 포석이다.
두 번째 세션은 '글로벌 도전에 대한 공동대응: 한·아프리카 연대'를 주제로 기후변화와 보건 위기, 평화 및 안보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개발협력과 인적 교류를 확대하여 국제 사회의 공통 과제에 대한 한국의 기여를 높이고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정서적, 외교적 유대감을 강화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지지 기반을 넓히고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할 계획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54개국 외교장관 전원과 개별 양자회담을 진행하는 강행군을 소화하며 국익 극대화에 나선다. 양자회담에서는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 애로사항 해소와 공급망 위기 공조, 재외국민 보호 등 각국과의 현안을 세밀하게 조율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아프리카와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행사 마지막 날인 2일에는 한-아프리카재단, 코트라(KOTRA), 한국무역협회, 연합뉴스가 공동 주관하는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포럼'이 개최된다. 이 포럼은 민관이 합동으로 참여하여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 실질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인들은 아프리카의 잠재력을 직접 확인하고 현지 정부 관계자들과 네트워킹을 통해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하게 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외교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참석 대표단의 이동 편의를 위해 대규모 차량 지원에 나서며 민간 외교의 한 축을 담당한다. 이는 한국의 대표적인 산업 경쟁력을 아프리카 지도층에게 직접 홍보하는 기회가 되어 향후 우리 기업의 대륙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민간이 원팀이 되어 움직이는 이번 행사는 한국 외교의 저력을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복잡한 정치적 지형과 중국 등 기존 강대국들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단기적인 성과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일회성 대규모 행사로 끝내지 않고 상설 협의체를 활성화하여 지속적인 신뢰를 쌓는 과정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수적인 관점에서도 자원 외교의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철저히 실리 중심의 정교한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부는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외교의 지평을 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장하고 공급망 위기에 대한 대응력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자원과 시장을 보유한 아프리카와의 연대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 한국 경제의 새로운 활로이자 안보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서울 회의가 한국과 아프리카가 함께 성장하는 진정한 공동번영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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