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광주·전남 기초단체장 현역 생환율 52% 기록… 민심은 '안정 속 인적 쇄신' 선택

음영태 기자
광주·전남 기초단체장 현역 생환율 52% 기록… 민심은 '안정 속 인적 쇄신' 선택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결과 광주와 전남 지역 기초단체장 27곳 중 14곳에서 현역 단체장이 연임에 성공하며 52%의 생환율을 기록했다. 광주에서는 5개 자치구 중 4곳의 현역이 자리를 지켰으며, 전남은 22개 시·군 중 10곳에서 현역 군수와 시장이 당선을 확정 지었다. 이번 선거는 현직의 높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에서 조국혁신당과 무소속 후보가 약진하며 유권자들의 엄중한 변화 요구가 공존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주와 전남 지역은 현역 단체장의 수성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으나 최종적으로 절반 수준인 52%만이 생환하는 결과를 낳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광주 구청장 5명 중 4명, 전남 시장·군수 22명 중 10명이 당선증을 거머쥐며 지역 권력을 유지하게 되었다. 이는 현직 프리미엄이 작용하는 지방 행정의 특성상 이례적으로 높은 교체 지수를 보여준 것으로, 지역 민심이 단순한 안정을 넘어 행정 효율성과 도덕성을 엄격히 잣대질한 결과로 풀이된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현역 단체장들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며 시정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김이강 서구청장과 김병내 남구청장은 경쟁 후보가 없는 무투표 당선을 통해 일찌감치 연임을 확정 지으며 안정적인 구정 운영의 발판을 마련했다. 무투표 당선은 지역 내 현직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반영하는 동시에 강력한 대항마가 부재했던 지역 정치권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임택 동구청장은 조국혁신당 김성환 후보와의 치열한 리턴매치 끝에 승리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과거 구청장을 지낸 김 후보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당선됨으로써 임 구청장은 동구 행정의 중단 없는 추진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광산구에서는 박병규 구청장이 진보당 정희성 후보를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하며 민주당의 견고한 지지세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전라남도 지역에서는 민주당 소속 현역 단체장 11명이 연임에 도전해 이 중 9명이 생환하며 당의 조직력을 재확인했다. 윤병태 나주시장, 조상래 곡성군수, 공영민 고흥군수, 김철우 보성군수, 명현관 해남군수 등은 지역 내 탄탄한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당선권에 안착했다. 무안의 김산, 영암의 우승희, 영광의 장세일, 장성의 김한종 후보 또한 현직의 강점을 살려 민심을 사로잡는 데 성공하며 연임 행진에 동참했다.

전남의 당선자들은 농어촌 지역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라는 공통된 위기 상황 속에서 행정 경험을 갖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보성과 해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현역 단체장의 압도적인 지지율이 확인되며 안정적인 군정 수행에 대한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는 급격한 변화보다는 검증된 인물을 통해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려는 보수적인 투표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직 시장과 군수들이 고배를 마신 지역에서는 조국혁신당과 무소속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이변이 속출했다. 전남 광양에서는 재선에 도전한 무소속 정인화 시장이 무소속 박성현 후보에게 패배하며 행정 전문가로서의 한계를 드러냈다. 장흥에서는 3선을 노리던 민주당 김성 군수가 조국혁신당 사순문 후보에게 근소한 표 차이로 무릎을 꿇으며 지역 정가에 큰 충격을 안겼다.

무소속 현직 단체장들의 생환 성적표는 3명 중 1명만이 살아남는 저조한 기록을 남기며 정당 공천의 영향력을 다시금 증명했다. 강진에서는 불법 당원 모집 문제로 민주당을 탈당한 강진원 군수가 민주당 차영수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하며 개인적 지지세를 과시했다. 강 군수의 승리는 정당의 조직력보다 인물론을 앞세운 정면 돌파가 유권자들에게 소구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순천시에서는 노관규 시장이 민주당 손훈모 후보에게 밀려 연임에 실패하며 무소속 돌풍이 잠잠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민주당은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가 직접 순천을 찾아 손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는 등 당력을 집중 투입했다. 중앙당의 강력한 지원 사격과 함께 지역 내 변화를 바라는 민심이 결합하면서 현직 시장의 높은 인지도를 극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진도군에서는 김희수 군수가 외국인 여성 비하 발언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전력이 발목을 잡아 결국 연임 문턱에서 좌절했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배수진을 쳤으나 민주당 이재각 후보에게 패배하며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잣대가 얼마나 엄중한지를 확인시켰다. 유권자들은 과거의 실언과 도덕적 결함을 간과하지 않고 투표를 통해 행정 책임자의 자질을 엄격히 심판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현역 단체장은 지역 내 높은 인지도와 행정 경험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나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도덕성과 실질적인 변화를 더 우선시했다"고 분석했다. 일부 지역에서 무난한 연임이 예상되었으나 실제 뚜껑을 열어본 결과 유권자들은 행정의 연속성보다 인적 쇄신을 통한 새로운 활력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 " 전문가의 이러한 논평은 향후 지방 행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청렴과 혁신에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선거 결과는 현직 프리미엄이라는 관행적 우위보다 실질적인 행정 성과와 청렴도를 중시하는 유권자들의 의식이 투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당선된 14명의 현역 단체장들은 연임의 기쁨을 뒤로하고 고물가와 지역 소멸이라는 엄중한 현실을 타개해야 하는 행정적 시험대에 서게 되었다.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은 이들이 향후 4년간 어떤 정책적 결과물을 내놓느냐에 따라 차기 지방선거의 향배도 결정될 전망이다.

향후 당선자들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복지 사각지대 해소라는 구체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정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특히 연임에 성공한 단체장들은 기존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타성에 젖은 행정 관행을 타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체장이 교체된 지역에서는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정책 기조를 안정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급선무로 꼽힌다.

민선 9기 기초단체장들의 임기가 시작되면 광주와 전남 지역의 상생 발전을 위한 협력 체계 구축도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광주와 전남은 경제 공동체로서의 연계를 강화하고 광역 교통망 확충 등 공동의 현안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 재편된 지역 권력 지형이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역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주·전남#기초단체장#현역#생환율#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