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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에 새겨진 ‘동양평화’의 가치… 고치현 안중근 의사 네 번째 석비 건립

음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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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치현에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네 번째 기념 석비가 세워지며 한일 민간 교류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이번 석비 건립은 ‘한일우호 동양평화’라는 안 의사의 핵심 가치를 일본 현지 부지에 각인함으로써 양국 간 화해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 시코쿠 지방의 고치현에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기념 석비가 공식 건립되며 한일 관계의 민간 차원 협력이 실질적인 결실을 맺었다. 사단법인 안중근의사숭모회는 지난 6월 6일 고치현 고난시 소재 쿠로시오 호텔 부지에 석비가 들어섰으며, 이를 통해 안 의사의 평화 사상을 일본 대중에게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건립은 과거의 갈등을 넘어 미래지향적인 공존을 모색하려는 양국 민간 단체들의 의지가 투영된 결과물로 분석된다.

고치일한근대사연구회가 주관하여 추진된 이번 프로젝트는 안중근 의사의 사상을 일본 현지 사회에 전달하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공유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석비 전면에는 ‘한일우호 동양평화’라는 여덟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안 의사가 생전에 주창했던 동북아시아의 안정과 번영에 대한 철학을 형상화했다. 이는 단순한 기념물을 넘어 동양 평화론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한일 양국의 공동 번영을 위한 역사적 성찰의 공간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현지에서 거행된 제막식에는 한국과 일본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여 석비 건립이 지닌 무게감과 상징성을 더했다. 안중근의사숭모회 김황식 이사장을 비롯한 임원진과 니시모리 시오조 전 고치현의회 의장 등 지역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하며 화해와 협력의 메시지를 공유했다. 일본 지역 사회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건립 과정과 제막식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점은 이번 행사가 지닌 민간 외교적 성과를 명확히 방증한다.

이번 고치현 석비는 일본 영토 내에 안중근 의사를 기리기 위해 조성된 네 번째 공식 기념물이라는 점에서 그 역사적 계보가 뚜렷하다. 앞서 일본 내에서는 미야기현의 대림사와 청운사 등지에 안 의사를 추모하는 석비가 건립되어 운영되어 온 바 있다. 기존의 사례들이 주로 종교 시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이번에는 호텔 부지라는 대중적 접근성이 높은 장소가 선택되었다는 점에서 안 의사의 정신이 일본 시민들의 일상 공간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안중근의사숭모회 측은 이번 성과가 한일 양국의 미래 세대에게 긍정적인 역사적 지표를 제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숭모회 관계자는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 사상과 인류공영의 정신을 널리 알리고, 미래 세대에게 한일 간 화해와 협력의 중요성을 전하는 뜻깊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번 건립의 의의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러한 평가에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냉철한 인식과 상호 존중의 태도가 양국 관계 발전의 전제 조건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민간 차원의 기념비 건립이 양국 정부 간의 공식적인 역사 갈등이나 외교적 현안을 즉각적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신중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일본 내 일부 보수 여론이나 정치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기념비의 관리 및 보존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간 주도의 지속적인 교류는 경색된 정무적 관계를 완화하고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완충 지대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충분하다.

향후 이 석비는 일본 내 한국 관련 역사 탐방의 주요 거점이자 한일 우호의 상징적 장소로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고치현 지역 사회와의 지속적인 교류 프로그램이 결합될 경우, 안 의사의 사상은 단순한 과거의 기록을 넘어 살아있는 평화 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법치와 시장 질서에 기반한 한일 협력의 틀 안에서 이러한 민간의 자발적인 노력은 양국 관계의 질적 도약을 이끄는 실질적인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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