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에 반도체 부문에 5조5천억원, LCD 부문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함에 따라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얼어붙었던 재계의 투자 심리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올해 시설투자에 2003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인 7조원(연결기준) 가량을 집행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3년 6조7천400억원(이하 본사기준)을 시설투자에 사용한 이후 2004년 7조6천700억원, 2005년 10조400억원, 2006년 10조100억원 2007년 8조 4천700억원, 2008년 9조4천900억원 등 지난해까지 매년 8조~10조원가량을 집행해왔다.
내년에 2007년 수준의 투자를 결정한 데는 반도체 시장이 당분간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LCD도 일부 공급 과잉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시장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대만과 일본, 미국의 반도체 업계가 아직 DDR2 제품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차세대 D램인 DDR3로 전환 속도를 높이고 40나노급 이하 미세 공정을 강화해 기술 격차를 확대한다는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30일 실적 발표 직후 콘퍼런스콜(회의통화)에서 "내년엔 반도체 부문 생산량 증대보다는 40나노급 D램 등 공정 고도화에 박차를 가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부문 권오현 사장은 최근 사장단협의회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창조하기 위해 D램 분야에서 다른 경쟁업체보다 1~1.5세대의 기술격차를 유지하고 낸드 플래시에서도 1~2분기의 격차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CD 부문에서는 2011년 양산을 목표로 추진 중인 중국 쑤저우 공장 건설에 내년도 LCD 투자액으로 검토되는 3조원 이상 중 상당액이 집행되고, 국내 설비 개선에도 일부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중국 쑤저우 LCD 공장은 총 2조6천억원이 투자 예산으로 잡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