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움을 트는 봄이 오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지금 국내 또는 국외로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주의해야 할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여행에서 만날 수 있는 야생동물이나 가축 및 애완동물에게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는 것이다. 이들 동물에게 물리면 치사율이 높은 공수병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수병은 광견병에 감염된 동물로부터 물리거나 할퀴는 등의 상처를 통해 동물 및 사람에 전파되는 중요한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제3군 법정전염병에 속한다. 발병하면 대부분 사망하지만 동물에 물린 후 신속히 조치하면 치료 가능한 질환이다. 동물에게 물리거나 할퀸 경우, 공수병을 예방하기 위해 백신과 면역글로불린 모두를 투여받아야 하며, 면역글로불린은 1회 접종, 백신은 총 5회 접종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2004년 1명의 공수병 환자 발생 이후 2005년부터 현재까지 환자는 없었다. 그러나 4일 질병관리본부는 공수병 위험지역인 강원 및 경기 지역에서 동물로부터의 교상 건수는 매년 증가추세라면서 지난해는 2008년 대비 8.1%증가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국외의 경우는 동남아지역에서 공수병 환자가 다발하고 있어 동남아지역 및 인도, 중국 등으로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매년 5만5000명이 공수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이 가운데 2만3000~2만5000명의 공수병 환자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공수병 주요 발생국은 인도, 중국, 네팔,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미얀마, 필리핀 등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위험지역에서의 공수병 예방을 위해 강원북부지역으로의 등산객과 산간 거주 주민은 야생동물이나 가축 및 애완동물에게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할 것"과 "야생동물이나 가축에게 교상을 당했을 시, 즉시 가까운 보건소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더불어 "국외여행 시 공수병 발생 예방 및 관리를 위해서는 여행 중 각종 동물에 교상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하며, 교상을 당했을 경우 즉각 교상 부위를 비누로 충분히 세척하고 외상치료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특히 "가능하면 현지에서 즉시 교상과 관련해 공수병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서 "입국 후 공수병 잔여접종에 대한 백신 구입절차는 국립의료원 감염내과에서 처방을 받아 한국희귀의약품센터를 방문해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공수병 위험지역(1993년 이후 광견병 발생 지역)은 서울 은평구, 경기도 가평군-고양시-김포시-동두천시-양주시-양평군-연천군-파주시-포천시, 강원도 고성군-속초시-양구군-양양군-인제군-철원군-춘천시-화천군-홍천군 등이다.